재발이 잦고 치료가 어려워 산부인과 의사들조차 어려운 암으로 여기는 자궁육종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기준이 연이어 제시돼 자궁육종암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부인암센터 이용석 교수팀(1저자 산부인과 정민진 교수, 교신저자 이용석 교수)은 최근 초기 자궁육종암 환자의 항암 치료를 진행하는 데 있어 환자의 수술 전 혈액 내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치료 예후를 판단하는 주요 인자이며, 자궁육종암이 림프절에서 재발 시 경피적 고주파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궁육종암은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매우 희귀한 암으로 발생 위치와 모양이 자궁근종과 비슷해 진단이 어려우며 수술 전까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암이다. 또, 악성도와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이 매우 낮으며 명확한 치료 지침이 없어 아직까지 치료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용석 교수팀은 주치의에 따라 시행 여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초기 자궁육종암 환자의 항암 치료 지침을 찾기 위해 가톨릭중앙의료원 8개 병원이 쌓은 임상 빅데이터(Clinical Data Warehouse, CDW)를 활용해 2000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20년간의 자궁육종 치료환자 9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금까지의 자궁육종 관련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이번 연구 결과 자궁육종의 예후를 판단하는 데 있어 환자의 수술 전 호중구/림프구 비율(neutrophil-to-lymphocyte ratio, NLR)이 주요 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교수팀은 환자의 수술 전 혈청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높을수록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낮으며, 재발률이 높은 경향성을 확인했다. 특히, 초기 자궁육종암일 경우 수술 전 혈청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높을수록 환자의 무병생존율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나 좀 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이용석 교수팀은 자궁육종암의 재발률이 높고, 공격적인 악성 종양의 특성상 재발 시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에 주목해 자궁육종암이 림프절에서 재발한 경우 수술 대신 영상 유도 하 경피적 고주파 치료술이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치료 경험을 통해 입증했다.
영상 유도 하 경피적 고주파 치료술은 종양의 위치와 깊이에 따라 고주파 탐침을 선택하고 열전도를 이용해 종양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이 교수팀이 자궁육종암 진단 후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후복막 림프절 재발이 발생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초음파 유도 하 경피적 고주파 치료를 시행한 결과 치료 이후 1년 이내 재발은 없었다.
자궁육종암에서 경피적 고주파절제술은 아직은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한 단계지만, 수술을 시행 받기 힘든 환자나 단발성으로 종양의 크기가 작은 경우 큰 부작용 없이 시행할 수 있으며 비침습적으로 반복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용석 교수(산부인과)는 “초기 자궁육종암 환자의 항암 치료에 대한 특별한 지침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수술 전 혈액 검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호중구/림프구 비율 정보는 환자에게 추가적인 부담 없이 항암 치료 시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 “자궁육종암 재발 시에도 고주파치료술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성과를 거둔 것은 향후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팀의 이번 초기 자궁육종암 항암치료 및 림프절 재발 자궁육종암의 경피적 고주파치료술 연구결과는 각각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IF=3.303)과 산부인과학저널(The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IF=0.877)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