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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신 중 금주할 수 있도록 전문적 치료받아야"

이대목동병원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연구소 김영주 소장

이대목동병원이 지난 11월 20일 아시아 최초로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연구소’를 개소했다.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이하 FAS)’은 임신부가 임신 중 음주를 해 태아에게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가 발생하는 선천성 증후군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는 2018년 1만 7000여 명으로 연평균 1.6%p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가 증가하면서 태아알코올증후군에 대한 위험도 상승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 연구는 전무한 상태다. 정확한 질병 진단이나 예방, 치료 분야도 미비하다. 이러한 이유로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 연구소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영주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으로부터 앞으로 연구소에서 시행하게 될 연구와 발전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연구소를 개소하게 된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가?


2020년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와 이화여자대학교가 협력해 한국에도 태아알코올증후군 연구가 더 활성화돼 많은 학자를 배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태아알코올증후군(FAS) 예방연구소를 설립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은 매년 전 세계 63만 명의 신생아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알코올은 태아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학령기 학습장애와 성인기 사회부적응자가 되는 2차 장애를 발생시키므로 임산부는 절대 금주해야 한다. 

특히 임신 1분기 때 음주를 함으로써 FAS가 발생할 경우는 금주 집단에 비해 5배이지만, 임신 기간 내내 음주를 할 경우 FAS가 발생할 확률은 65배 이상 증가한다. 임신 계획을 하고 있는 가임기 부부들은 임신 3개월 전에 금주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또 모유 수유 기간 동안에도 금주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국제적 연구 발전상황을 잘 배우면서 한국 실정에 맞는 FAS 보건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도울 예정이다. 이미 세계 의학계에서는 알코올이 유전자 변형 물질로 소량의 음주도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WHO(세계보건기구)는 알코올이 가장 폐해가 강한 마약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FAS 연구 및 교육을 통해 알코올이 태아에게 미치는 치명적 유해성을 잘 알리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의 증상과 진단 과정은 어떻게 되나?

외국 선행 연구에 따르면, FAS 환자들의 평균 사망 나이는 34세이며 일반인에 비해 자살위험이 5배 이상 높다. 또 FAS 환자는 정신장애나 알코올 및 약물 남용, 일탈행동으로 인한 법적 문제를 일으키는 비율이 건강집단에 비해 매우 높다. 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세부터 51세 사이의 FAS 환자의 경우 ▲80%는 정신건강 문제(우울증, ADHD 등)로 치료를 받았고 ▲60%의 청소년과 성인들은 절도나 도둑질, 범죄 등을 경험했고 ▲약 12~20%는 알코올이나 약물로 인해 수용시설에 입원했다.

특히 아기일 때만 일상 속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선천적 기형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대표적으로 정신 지체(IQ 70 이하), 소뇌증, 신체적 기형, 저체중, 짧은 안검열 및 특징적인 얼굴이 증상인 질환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생긴다.

◆국내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겪는 임산부는 해외와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

현재까지는 보험 코드도 없는 상황이라서 관련된 교육이 전무한 상황이다. 정확한 연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알코올 사용 장애가 줄고 있어도 여성들의 경우 알코올 중독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 다른 나라들보다는 FAS 환자가 아시아에서 매우 적다. 1000명당 약 1.4~6.7명으로 예상된다. 외국처럼 정확한 유병률은 아직 파악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개 신생아 1000명당 4.5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보건협회가 2010년에 연구한 결과 임산부 3명 중 1명인 36.8%가 임신 중 음주 경험이 있다. 또한 같은 연구에서 47%는 임신 12주 이후에 임신을 알고서도 음주를 했다고 응답했다. 임신 중 음주한 여성 13명 중 1명은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아를 출산한다.

◆연구소에서 주로 시행하게 될 연구는 무엇인가?


대표적인 활동은 진료, 연구, 교육 등 총 3가지다. 

(진료) 예방을 위한 진단 및 치료 체계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에서부터 구축할 예정이다. (연구) 임산부 음주 예방을 위한 다양한 기초 및 임상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현재까지도 논문과 브로셔, 책 등을 출판했다. (교육) FAS 환자들을 위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및 보급하고, 지역사회의 인식 향상을 위한 교육 자료를 개발할 예정이다.

◆중독 문제를 겪는 환자가 임신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임산부의 경우 알코올중독에 흔하게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클로메티아졸(Clomethiazole) 같은 약물은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를 받을 것이면 미리 받고 치료가 완료된 이후에 임신해야 한다.

임신 중에 심리요법이나 대인관계 상담과 같은 상담 치료도 효과적으로 알코올중독 임산부들을 치료한 사례들이 많으니 임신 중에 꼭 금주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향후 연구소의 발전계획과 방향은 무엇인가?

연구소의 최종 목표는 FAS의 퇴치다. FAS는 100%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말라리아나 결핵처럼 충분히 퇴치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부분의 임산부는 알코올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교육을 받으면 금주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연구소는 알코올중독 치료가 필요한 임산부의 경우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안전한 환경에서 비판이나 모욕감 없이 치료해주는 곳이 되고 싶다. 또 외국처럼 조기 교육을 통해 질환의 심각성을 청소년기부터 알려 사전 예방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