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에서 운영하는 시험 중 ‘의사시험’의 경우, 실기와 필기시험 중 하나의 시험에 합격할 경우 다음 1회에 한해 시험을 면제해주고 있었지만, 나머지 시험은 면제제도가 없어 형평성에 어긋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시원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시원이 운영하는 시험직종 26개 중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모두 시행하는 직종은 7종이었으며, 그 중 ‘의사(예비)시험’에만 ‘합격 분리인정과 면제제도’가 있었고 나머지 시험에서는 합격 분리인정과 면제제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과연 몇 명이나 의사시험 면제제도 혜택을 받았을까?
국시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81명이 ‘의사시험 면제제도’ 혜택을 누렸으며, 실기시험에서 82명, 필기시험에서 199명이 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응급구조사, 치과위생사, 의지·보조기기사 시험’은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의 합격 분리인정 및 면제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어, 응시자 중에서 1차 시험은 합격했지만 2차 시험은 불합격해 면제제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사람은 최근 3년간 총 3322명으로, 직종별로는 △1급 응급구조사 415명 △2급 응급구조사 443명 △치과위생사 2460명 △의지·보조기기사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응급구조사, 치과위생사, 의지·보조기기사 시험의 경우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을 따로 시행하지만 분리접수를 하지 않아 1차 시험에서 불합격해서 2차 시험을 볼 필요 없는 응시자도 1차와 2차 시험이 포함된 응시수수료(13만 5000원)를 부담하고 있었다.
최근 3년간 응급구조사, 치과위생사, 의지·보조기기사 시험 응시자 중 1차 시험에서 불합격한 사람은 총 970명으로 직종별로는 △1급 응급구조사 191명 △2급 응급구조사 250명 △치과위생사 354명 △의지·보조기기사 17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970명은 부담하지 않아도 될 2차 시험의 응시수수료를 부담한 것이다.
한편 의료기사법 시행령에 따르면 ‘실기시험은 필기시험 합격자에 대해서만 실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치과위생사 시험’은 실기시험 후 필기시험을 시행하고 있어 시행령과 부합하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를 살펴봤더니 현재 치과위생사 실기시험의 경우 11월 중순에 시행하고, 필기시험은 12월 중순에 실시하고 있었다. 실기시험의 경우 11월 중순에 시험을 보아도 시험 내용이 학제 과정상 지장이 없지만, 필기시험은 교육과정 전체를 담기 때문에 2학기 일정이 마무리되는 12월 중순에 실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현장의견 및 전문가 검토 결과에 따라 실기시험 후 필기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의사시험만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합격을 분리해서 인정하고 면제제도를 부여하는 것은 엄연한 특혜라고 보여진다”며 “국시원은 모든 시험 기준을 하나로 일원화해 형평성에 맞도록 시험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응급구조사, 치과위생사, 의지·보조기기사 시험’의 경우 부당하다고 느끼는 응시자들이 없게끔, 1차 시험 합격자 발표 이후 2차 시험의 응시접수를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실과 법이 부합하지 않는 ‘치과위생사 시험’ 운영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시행령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