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인력을 대표하는 16개 직능·노동단체로 구성된 보건의료단체협의회(운영위원장 홍명옥, 이하 협의회)가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의 제대로 된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정의당 배진교 의원과 함께 16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에서 법 제정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보건의료현장의 열악한 노동실태를 고발하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구성 ▲독자적인 보건의료인력지원 전담기구 설립 ▲보건의료인력종합계획·실태조사 계획 수립 등 신속하고 제대로 된 법 이행을 촉구했다.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은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의무화하고, 종합적인 계획 수립이 가능하도록 해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 제정되고 같은 해 10월 시행됐다. 하지만 법에 따른 이행은 시행된 지 10개월 가량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기자회견 여는 말에서 “올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확인했지만 보건의료인력의 부족한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비단 코로나 19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질병구조가 변화하면서 이에 따른 보건의료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보건의료인력의 수급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 의원은 “더이상 이런 의료서비스의 양극화, 의료인력 공급의 양극화를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난 2016년 정의당은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발의했다”며 “4년간의 협의와 조율을 통해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이 드디어 통과되었지만, 법이 제정된 지 일 년이 넘도록 가장 핵심이 되는 정책심의위원회는 구성조차 되지 않았고 종합계획 수립과 실태조사 등 인력지원법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마련해야하는 예산은 제대로 편성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균형있는 보건의료정책의 수립과 실행, 의료취약지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의료양극화를 근복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의 제정 취지에 맞는 구체적인 실행을 해나가야 한다”며 “‘오늘도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전국 의료현장의 모든 노동자를 위해 이 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잘 챙겨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명옥 보건의료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여력이 없다고 하지만, 감염병 상황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인력의 심각한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목도하고 있는 만큼 하루라도 앞당겨서 이 법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대한간호협회 최훈화 전문위원은 “법 제도가 구축이 돼 안전한 환경에서 국민의 건강을 돌볼 수 있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속히 추진되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해 80만 보건의료노동자를 대신해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며 “환자안전에 대한 신념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한 처우로 인해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의 이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 김건남 부회장은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따라 현실에 부합하는 치밀하고 균형있는 정책 수립과 시행을 기대했다”며 “16개 직종 및 노동단체로 구성된 보건의료단체협의회는 ▲보건의료정책수립 및 집행 체계를 갖추기 위해 보건의료인력원을 연내 설립 운영 ▲보건복지부 내 보건의료정책과를 신설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예산 확대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따라 정부는 5년마다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 추진해야 하며, 3년마다 실태조사 실시, 수급조정, 적정분배, 인력확보지원, 인권보호 등의 정책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관련 전문가 및 단체로 구성된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보건의료인력에 관한 각종 정책을 심의해야 하고 본 사업을 총괄 전담해 나갈 ‘보건의료인력지원전문기관(보건의료인력원)’을 지정·운영해야 한다.
협의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현재까지는 보건의료인력의 희생과 헌신으로 버텨왔지만, 이제는 일상이 될 감염병 사태를 대비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보건의료체계의 기틀을 다지기 위하여 관심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이미 마련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의료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담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