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됐던 소세포폐암(SCLC) 치료분야가 무기를 늘려가고 있다. 면역항암제의 도전이 이어지며 각 단계별 새로운 옵션이 등장했다. 항PD-L1제제는 가장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년간 최초로 SCLC의 생존율을 개선한 치료제로 기록됐다. 이런 효능은 두 개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며, 해당 클래스가 SCLC 치료에서 가지는 장점을 암시했다.
연세의대 홍민희 교수는 14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린 'AACR-KCA Joint workshop 및 제23차 대한암학회 추계심포지엄'에서
면역항암제의 SCLC 도전기를 소개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폐암 환자 중 15% 가량은 SCLC로 진단 받는다. SCLC는 신경내분비종양에서 기원하며, 공격적인 특성을 띤다. 주로 흡연경력자에게 발생률이 높다. 국내 조발생률은 1999년 41.1명(10만명당)에서 2012년 60.9명으로 증가했다. 환자의 70%가량은 확장병기(ES)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 교수는 “SCLC 치료분야는 발전이 매우 더뎠다”며 “1970년 이래로 60여개 약물이
SCLC 생존율 향상을 목표로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2015년까지 Carboplatin∙Etoposide, Cisplatin∙Etoposide 등의 옵션만이
존재했다”며 “5년 생존율(OS)은 1986~1999년 8.3%에서
2000~2008년 11%로 2.7%포인트 상승에
그쳤다”고 부연했다.
ES-SCLC 환자는 항암화학요법에 잘 반응하는 편이다. 하지만 대다수는 1년내 재발을 경험한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6개월미만, OS
중앙값은 10개월미만에 수렴하는 실정이다.
홍 교수는 “SCLC는 종양변이부담(TMB)이
높은 암종”이라며 “면역항암제가 폐암∙흑색종 등 TMB 암종에서 거둔 성과를 고려할 때, SCLC에서 보일 효능도 기대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면역항암제들이 SCLC에 도전했다. 먼저
펨브롤리주맙(제품명:키트루다, 제약사:MSD)은 미국에서 Keynote-028/-158
결과를 기반으로 SCLC 2차이상 치료에 허가됐다. 객관적반응률(ORR)은 16%, PFS 중앙값은
2개월로 나타났다. 반응지속기간(DOR)이 18개월 이상인 비율은 61%, 2년 생존비율은 20.7%였다. 이 결과를 참고로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펨브롤리주맙을 재발성
SCLC 치료에 권고했다.
니볼루맙(옵디보, BMS∙오노약품공업) 단독요법은 CheckMate-32에서 ORR 및 DOR 결과를 통해 SCLC 3차 치료에 신속 승인됐다. NCCN 가이드라인은 이 결과를 반영했다. 다만 이어 발표된
CheckMate 331 결과는 앞선 결과를 확증하는 데 실패했다. 1차 유효성 평가변수였던 OS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홍 교수는 “니볼루맙 단독요법은 재발성 SCLC 환자를 대상으로 Topotecan 또는 amrubicin보다 우월함을 보이지 못했다”며 “6개월 OS 비율은 니볼루맙군
54%, 항암화학요법군 60%였고, 12개월
OS 비율은 각각 37%, 34%였다. 위험비(HR)는 0.86으로
조사됐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니볼루맙은 CheckMate
451에서 이필리무맙(여보이, BMS∙오노약품공업)과 짝을 이뤘지만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며 “다른 연구에선 이필리무맙∙항암화학요법 콤보 역시 실망감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확실한 효능은 항PD-L1 클래스에서 나타났다.
아테졸리주맙(티쎈트릭, 로슈)은 IMPOWER 133(다국가∙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3상)에서 ES-SCLC 환자 403명을
대상으로 1차치료 효능이 평가됐다. 참여자들은 아테졸리주맙∙Carboplatin∙Etoposide 콤보 또는
위약∙Carboplatin∙Etoposide을 투여
받았다.
평균 22.9개월 관찰결과, OS 중앙값은 아테졸리주맙 콤보군 12.3개월, 위약군 10.3개월이었다. HR은 0.76으로 집계됐다.
홍 교수는 “PFS 중앙값은 아테졸리주맙 콤보군 5.2개월로 위약군(4.3개월)에
견줘 통계적 유의성을 가졌다”며 “ORR은 위약군이 아테졸리주맙군보다
높았다”고 진단했다.
또 “연구에서 2차치료로
전환한 비율은 아테졸리주맙 콤보군 54.7%, 위약군 61.9%로
나타났다”며 “안전성은 양 그룹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아테졸리주맙 콤보의 효능은 PD-L1 및 TMB 발현 여부와 무관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환자자가보고성과(Patient Reported Outcome)에서는 아테졸리주맙 콤보군의 건강관련 삶의 질(HRQoL) 지표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아테졸리주맙
콤보는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SCLC 1차 치료에 허가됐다.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Category1로
우선 권고됐다.
또 다른 항PD-L1제제 더발루맙(임핀지, 아스트라제네카)도 ES-SCLC
1차치료에서 아테졸리주맙과 비슷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 발표된 CASPIAN 연구(3상)에서
OS 중앙값은 더발루맙∙Etoposide 콤보 13개월, Etoposide군 10.3개월로 HR
0.73을 기록했다. 더발루맙이 그린 생존곡선은 아테졸리주맙과 상당히 유사했다. CASPIAN 결과는 면역항암제의 SCLC 치료효능에 대한 근거를 보탤 것으로 홍 교수는 내다봤다.
홍 교수는 “IMPOWER 133은 지난 20년간
실시된 연구 중 최초로 SCLC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했다”며
“아테졸리주맙 콤보는 표준치료를 대상으로 OS 및 PFS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정리했다.
이어 그는 “아테졸리주맙은 환자자가보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아테졸리주맙
콤보는 SCLC 치료에서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