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초음파에서 발견된 신종양의 감별진단
(Differential diagnoses of renal tumors detected by abdomen ultrasound)
신종양은 일반적인 진료에서는 증상이나 징후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복부 초음파에서 발견되는 신종양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음파의 역할은 진단(characterization)보다는 검사(screening)에 따른 탐지(detection)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정상 신장과 종양으로 오인되기 쉬운 정상변이(normal variation)나 가성병변(pseudolesion)의 영상소견을 알고 신종양의 내부 성상에 따른 진단적 접근 방식에 익숙해짐으로써, 환자와 다른 의사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정상 신장의 초음파 소견
신장을 위한 초음파는 성인의 경우 2~5 MHz의 곡면형 탐촉자(curved probe)를, 소아의 경우 5 MHz 이상의 곡면형 탐촉자를 사용한다. 환자의 자세는 복와위(prone position)나 앙와위(supine position)보다 측앙와위(lateral decubitus position)를 추천하는데, 이는 초심자일수록 정상 신장 실질의 에코음영(echogenicity)을 잘 알지 못하고, 탐촉자를 중간 겨드랑이 선(mid axillary line) 정도에서 비교 대상이 되는 간 실질의 에코음영(echogenicity)과 함께 비교해 가며 스캔(Scan)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장을 볼 때는 회색조(gray scale) 초음파 영상과 혈관을 보기 위한 색(color) 또는 파워(power) 도플러 초음파 영상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신생 종양이 정상 신신질 내 혈관 주행을 왜곡시키거나, 변형시키기 때문에 가성병변과의 감별에 혈관을 볼 수 있는 도플러 영상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신장을 가장 길게 스캔 하는 종단 스캔(longitudinal scan)뿐만 아니라 축 스캔(axial scan)을 함께 시행하도록 하여 작은 낭종을 포함한 작은 신종양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신실질의 에코음영(echogenicity) 이상으로 초음파 검사에서 나타나는 신실질 질환의 진단에서 초음파는 진단 특이도나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장 초음파를 볼 때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국소 병변이 있는가, 하부 집합계(collecting system)의 폐색에 따른 수신증(hydronephrosis)이 있는가, 실질 내 혈관 분포의 이상이 있는가 등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정상 신실질의 에코음영(echogenicity)은 부위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지방 조직이 풍부한 중앙부의 신동(sinus) 부위는 고에코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물이 많이 있는 내부 수질(inner medulla)은 저에코를, 피질(cortex)과 외측 수질(outer medulla)은 간 실질과 유사하거나 약간 낮은 에코를 보인다(Fig. 1).
정상 신장의 크기는 세로 방향으로(longitudinal direction) 약 10~13 cm이다. 성별, 키, 몸무게 등 환자에 따라 신장의 크기는 다양하게 측정될 수 있는데, 9 cm 미만으로 측정되는 경우, 만성 신실질 질환 등 병적 상황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고에코의 신동(sinus) 부분에서부터 신장의 표면까지의 거리인 신실질의 두께가 1 cm 미만으로 얇아진 소견이 동반될 경우, 비가역적 신 질환의 동반 가능성이 매우 높다(Fig. 2).
초음파에서 발견된 신종양의 접근법
복부 초음파 등에서 우연히 발견된 신종양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법을 적용하면 신종양의 감별진단에 도움이 된다.
1. 발견된 신종양이 신장의 정상변이 또는 가성병변에 해당하는가?
2. 1의 경우가 아니라면, 신종양이 낭성병변(cystic lesion)인가? 낭성병변이라면 내부의 성상은 어떠한가? 내부 성상이 Bosniak 분류(classification)의 어디에 해당되는 소견인가?
3. 1, 2의 경우가 아니라면, 신종양이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혈관근육지방종(angiomyolipoma)과 같은 양성 종양의 소견을 가지는가?
4. 악성 종양을 시사하는 소견이 발견되거나 의심되어 환자와 임상의사에게 조영 증강 CT나 MR과 같은 추가적인 영상검사 시행을 권고해야 하는가(병변의 진단(characterization)이나 감별(pathologic differentiation), 병기 결정(staging workup)을 위해)?
신종양으로 오인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상변이와 가성병변들
복부 초음파에서 신종양이 의심될 경우, 먼저 신종양으로 오인될 수 있는 정상변이나 가성병변(위 양성 병변)에 해당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1. 두꺼운 신장 기둥(Prominent column of Bertin)
가장 흔히 신종양으로 오인되는 대표적인 가성병변으로 신장의 발달 과정에서 신피질(cortical tissue)이 특정 부위에 뭉쳐 있어 정상 신실질과 유사한 에코음영(echogenicity)을 보이는 고형 종양으로 오인될 수 있다. 신장의 중간 부위에서 상극 방향으로 1/3 부위에 가장 흔하게 보이고, 신장의 바깥쪽 표면의 이상이 없이 중앙의 신동(sinus) 방향으로 돌출된 특징을 보인다. 특징적인 위치에서 신동 쪽으로 돌출된 영상 소견을 보이면서 색 또는 파워 도플러 초음파 영상에서 실질 내 정상 혈관이 왜곡되거나 변위되지 않고, 해당 부위를 통과(penetration)하는 소견을 보일 때, 두꺼운 신장 기둥(prominent column of Bertin)으로 진단할 수 있다(Fig. 3).
2. 낙타혹(Dromedary Hump)
흔히 신종양으로 오인되는 대표적인 가성병변으로 신장이 비장이나 간에 의해 눌려 모양이 변형되면서 바깥쪽 표면이 돌출되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양쪽 신장 모두에서 보일 수 있으나 좌측에서 좀 더 흔하게 보인다. 신장 내부의 이상을 동반하지 않고, 특징적인 위치의 돌출 소견을 보이면서 색 또는 파워 도플러 초음파 영상에서 실질 내 정상 혈관이 왜곡되거나 변위되지 않고, 해당 부위를 통과하는 소견을 보일 때, 낙타혹(dromedary hump)으로 진단할 수 있다(Fig. 4).
3. 국소 보상성 비대(Localized Compensatory Hypertrophy of renal parenchyma)
역류성 신증(reflux nephropathy)과 같이 지속적인 심한 국소적 신 질환에 영향을 받은 신장은 상대적으로 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남아 있는 정상 신실질의 보상성 비대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비대된 신 조직들이 신종양으로 오인될 수 있다. 신종양과 달리 보상성 비대 조직(compensatory hypertrophied tissue)에서는 주변 신우, 신배(pelvo-calyx)의 눌림이나 변이를 보이지 않고, 색 또는 파워 도플러 초음파 영상에서 실질 내 정상 혈관이 왜곡되거나 변위되지 않고, 해당 부위를 통과하는 소견을 보인다(Fig. 5).
4. 경계 실질 결손(Junctional parenchymal defect)
태생기에 신실질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불완전하게 융합될 경우, 신장 주위 지방층(perirenal fat)과 신장 중앙부의 신동 지방(sinus fat) 사이에 삼각형 모양의 연결 부위가 남을 수 있는데, 이를 경계 실질 결손(junctional parenchymal defect)이라고 한다. 주로는 우측 신장의 상극(upper pole) 부위에 삼각형 모양(triangular shape)의 고에코 병변(hyper echoic lesion)으로 보인다. 신실질의 흉터(scar)나 혈관근육지방종(angiomyolipoma)과 달리 특징적인 위치에 있고, 신 중앙의 신동 지방과 연속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신종양과 감별할 수 있다(Fig. 6).
5. Unidentified bright objects (UBOs)
회색조 초음파 영상에서 신실질 내부에 수 mm 정도의 점(echogenic foci)들을 볼 수 있는데, 이를 ‘Unidentified bright objects’라고 부른다. 신장 결석의 특징적인 소견 중 하나인 후방 음향 그림자(posterior acoustic shadowing)가 없는 크기가 작은 밝은 점으로 작은 결석들(tiny stones)이나 유두 석회화(papillary calcifications), 작은 낭종(tiny cysts), 동맥벽 석회화(arterial wall calcification), 작은 혈관근지방종들(tiny angiomyolipomas) 등에서 UBOs 소견을 보일 수 있다. 필요한 경우 CT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감별진단을 할 수 있다(Fig. 7).
신낭종(Renal cyst)과 Bosniak 분류(classification)
앞에서 언급한 정상변이나 가성병변이 아니라면 신종양이 낭성(cystic feature)을 보이는가, 그 내부가 어떤 복잡성(complexity)을 보이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신낭종(renal cyst)은 신장에서 발견되는 가장 흔한 신종양으로 주변 신실질이나 집합계(collecting system)와의 연결성이 없는 액체로 가득 찬 구조물(fluid filled structure)로 정의할 수 있다. 내부에 복잡성이 증가될수록 악성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낭성병변이 발견될 경우, 내부의 복잡성을 기술하고 Bosniak 분류 어디에 해당하는지 반드시 기술해 주어야 한다.
낭종(cyst) 내부의 복잡성은 벽 비후(wall thickening), 불규칙 내부 중격(irregularity of internal septa), 석회화(calcification), 증가된 액체 에코음영(increased fluid echogenicity), 벽 결절(mural nodule) 혹은 고형 성분(solid component) 등이 해당된다(Fig. 8).
Bosniak 분류(classification)은 CT에서 보이는 낭종의 복잡성 소견을 바탕으로 만든 분류(classification)로 의사들 간의 소통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분류 등급이 올라갈수록 악성도가 증가하여 IIF의 경우는 약 5~10%, III의 경우는 약 40~60%, IV의 경우는 100%의 악성도를 보인다고 해석된다.
Bosniak 분류(classification) III 이상의 낭종에 대해서는 수술적 제거의 적응증이 되기 때문에 II와 III 사이에 Follow up을 위한 IIF 등급을 만들어 경과 관찰(follow up)을 통한 복잡성과 크기의 변화를 확인하도록 하였다. Bosniak 분류(classification)는 주관적인 점수 체계로 병변을 보는 의사마다 등급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II, IIF, III 등급의 경우에는 영상의 질, 의사의 숙련도, 다른 검사 소견과의 연관 분석에 따라 정확도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Fig. 9~13).
고형 신종양(Solid renal mass)에서의 초음파 역할
복부 초음파에서 발견된 신종양이 가성병변이나 정상변이가 아니고, 낭성병변이 아니라면 고형(solid) 종양에서의 초음파 역할은 제한적이다. 고형 신종양의 대부분은 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과 같은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음파를 통해 발견된 종양에 대한 감별 진단 및 악성도 평가를 위해 조영 증강 CT나 MR과 같은 추가적인 영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다만, 혈관근육지방종(angiomyolipomas)과 같이 악성으로 오인될 수 있는 양성 종양의 초음파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일부 경우에서라도 적절한 추가 영상검사나 조직검사를 제안하여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다.
혈관근육지방종의 경우, 대부분 균질한 타원형의 고에코성 종양(homogeneous hyper echoic oval mass)으로 보이게 되고, 내부에 낭종, 석회화, 출혈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향이 있다. 신장 중앙의 신동 지방과 비교하여 같거나 오히려 증가된 에코음영(echogenicity)을 보인다. 주변 신실질에 비해 경도가 낮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주변 실질에 눌려 길쭉해진 모양을 보이면서, 신장 외부로 빠져나가 돌출되는 아이스크림 콘 모양을 보이기도 한다(Fig. 14).
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혈관근육지방종에 비해서 낮은 에코음영(echogenicity)을 보이고, 신장 중앙의 신동 지방과 비교하여 약간 낮은 에코음영(echogenicity)을 보인다. 주변 신실질에 비해 경도가 높기 때문에 신실질과의 경계 부위에서 가장자리에 어두운 띠음영(dark echoic rim)을 보이고, 내부에 낭종, 출혈, 흉터 등의 불균질한 성상(heterogeneity)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Fig. 15).
초음파의 역할은 감별진단보다는 종양을 포함한 국소 병변의 탐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신종양으로 오인되기 쉬운 정상변이나 가성병변의 영상 소견을 미리 파악하여 잘못된 진단을 막고, 신낭종의 복잡성(complexity)에 따른 Bosniak 분류(classification)을 통해 잠재적 악성도를 평가하며, 고형 종양의 경우, 혈관근육지방종과 같이 악성으로 오인될 수 있는 양성 종양의 초음파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음파를 통해 발견된 종양이 악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정확한 감별진단 및 병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적절한 추가 영상검사나 조직검사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