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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신장내과]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투석 시작의 지침과 적절한 대체 요법의 선택

 이 태 원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신장내과

 

 

 

 

 

 

 

 

 

 

 

서 론

 

 

당뇨병 인구는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10% 정도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 및 당뇨병 환자의 증가에 의해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당뇨 만성신질환은 말기신부전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질환이며, 말기신질환의 원인질환 중 당뇨병이 차지하는 비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42.5%(2007년도 대한신장학회)로 보고되고 있고 이것은 1994년도에 보고된 19.5%보다 2배 이상 증가된 숫자이다. 말기신부전에 빠진 당뇨병 환자에서 투석은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투석을 한다면 어떤 투석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언제 신장내과로 의뢰하는 것이 적절한가?

 

 

당뇨병 환자 진료 중 3~4명 중 1명에서는 신장 합병증이 발생된다. 미세알부민뇨를 거쳐 단백뇨가 발생되고 혈압이 상승하고 신기능이 점차 감소하면서 부종, 동맥경화증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과를 거쳐서 결국은 말기신부전에 빠지면서 투석이나 이식 등 신대체요법을 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병 경과이다. 그렇다면 병 경과 중 언제 신장전문의에게 환자를 의뢰하는 것이 좋을까?

 

 

적절한 의뢰 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신장병 합병증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어려워지고, 신부전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가 어렵다. 또한 신대체요법의 적기를 놓칠 가능성도 많고, 적기에 투석 접근로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응급으로 투석을 해야 할 경우가 많아지고, 심한 병적 상태로 입원기간이 증가할 수 있으며 결국 환자 사망률이 증가하고 병 관리 및 치료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장내과 의뢰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는 질병이 오랜 기간 무증상 상태로 유지되다 보니 전문적 관리의 필요성에 무심하게 되거나, 환자가 투석에 대한 공포심을 갖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차 진료 의사의 신장내과 의뢰에 대한 편견 및 지식 부족도 중요한 원인이다. , 적절한 의뢰 시점에 대한 인식 부족, 신장전문의와의 의사소통 부족, 진료 수입에 대한 고려 등 경제적 문제로 인해 의뢰 시기가 늦어진다. 적절한 시기에 의뢰할 경우,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물론이고, 신부전 진행과 관련된 제반 요소 및 합병증에 대한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환자는 충분한 정보하에 투석 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 투석이 필요한 시점을 예상하여 투석 접근로를 적절한 시기에 미리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응급 투석의 빈도가 낮아지고, 합병증을 낮추며, 재원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경제적일 뿐 아니라, 사망률을 낮출 수 있고, 적절한 신제공자를 찾아 투석 전 선제 이식(Preemptive transplant)을 선택할 수 있기도 한다.

 

 

일반 만성신장병 환자의 가장 적절한 신장전문의 의뢰 시기는 늦어도 사구체여과율이 30mL/min/1.73m2 인 제4단계의 만성신장병 이전에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에 의한 만성신장병은 다른 만성신장병에 비해 진행이 빠르고 증상이 심하므로 한 단계 빨리, 즉 사구체여과율이 60mL/min/1.73m2 미만이 되었을 경우 신장내과에 의뢰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단백뇨가 하루 1g 이상 혹은 혈뇨와 단백뇨가 모두 양성인 경우, 명확한 이유 없이 4개월 동안 30% 이상 빠른 신기능 소실, 저항성 고혈압, 고칼륨혈증이 동반된 경우 조기에 신장전문의에 의뢰하여 서로 연계하여 치료방침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

 

 

 

신대체 요법 시작의 지표

 

 

만성신질환은 단계별로 관리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1~2단계(사구체여과율 60~120mL/min/1.73m2)에는 신질환 진행과 관련된 위험인자를 선별하여 조절하여야 하고, 3단계(사구체여과율 30~60mL/min/1.73m2 )부터는 동반된 합병증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4단계(사구체여과율 30mL/min/1.73m2 미만)는 원인 질환에 무관하게 종국에는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는 단계로, 신부전에 대한 자세한 교육을 시행하고,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이식(생체 이식 혹은 사체 이식) 등의 신대체요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5단계(사구체여과율 15mL/min/1.73m2 미만)에는 신대체요법 시작의 이점, 문제점, 위험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혈관 접근로 혹은 복막투석 도관 삽입 등의 신대체요법에 적절한 투석 접근로 확보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사구체여과율 6mL/min/1.73m2 미만일 때에는 요독 합병증의 빈도가 높고, 6개월 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의 가능성이 높으며, 응급 투석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구체여과율 6mL/min/1.73m2 때 투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Fig. 1)

 

 

사구체 여과율이 10~15mL/min/1.73m2 이라도 즉각 투석의 임상적인 적응증이 되거나 영양 결핍의 증거가 있을 경우에는 응급 투석이 필요하다. 응급 투석의 절대적인 적응증은 생명 위협 가능성이 높고 진행된 만성신질환의 여러 증상이 있는 경우로서,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고혈압, 고칼륨혈증, 폐부종, 대사성 산증이 포함되고, 요독성 심막염이나 늑막염, 요독성 뇌병증이나 신경병증이 발생하였을 때가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면 늦는 것으로 응급 상황이 많고 1년 사망률이 높아지게 된다. 절대적 적응증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투석을 고려할 수 있는 적응증에는 조혈호르몬과 철분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빈혈, 집중력·기억력·인지력의 감소, 우울증, 식욕부진, 심한 피로감과 쇠약감, 지속적 가려움증, 하지비휴식증후군 등이 있다. 상대적 적응증은 주관적인 증상으로 환자의 느낌에 불과할 수도 있고, 동반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으며, 철분제나 고혈압약과 같은 복용 약물의 부작용일 수도 있으므로 의사의 적절한 판단이 필요하다.

 

 

영양 결핍의 증거가 있는 경우에도 투석을 즉각 시행하는 것이 좋다. 말기신부전 환자의 40~70%는 영양 결핍 상태이고, 이는 사망률 증가와 관계가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영양상태를 조사해서 조기에 영양 결핍을 찾아내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양 결핍의 증거는 SGA(Subjective Global Assessment)가 정상의 70% 미만이거나, 혈장 단백치 감소, PNA(Protein equivalent of Nitrogen Appearance) 0.8g/kg/day 미만일 경우가 있다. SGA는 병력과 신체검사를 확장한 것으로 체중감소, 음식 섭취, 위장관 증상 등의 병력 부분과 피하지방의 손실, 근육 손실 등의 신체검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혈장 단백의 평가는 혈장의 다음과 같은 물질(알부민, prealbumin, 트랜스페린, 소마토메딘 C, 아미노산, BUN, 크레아티닌)의 농도를 측정하여 할 수 있다.  그 중 영양상태 판정에 가장 흔히 이용되는 혈장 알부민은 반감기가 2~3주로 길고, 간의 알부민 합성 능력이 지대하기 때문에 영양 결핍의 후기 지표로 이용된다. 특히 저알부민혈증은 사망률 증가와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혈장 prealbumin은 반감기가 2일로 짧고 영양상태의 변화에 따라 급격히 변하기 때문에 영양 결핍의 조기 지표로 사용된다. 보통 30mg/dL 미만을 기준으로 하지만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신부전 환자에서는 축적이 가능해 기저치의 변화가 의미가 있다. PNA는 체중과 요중 질소배설량에 따른 표 또는 Randerson 공식 등에서 구할 수 있다.(Fig. 2)

 

 

그렇다면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신대체요법 시작의 지표는 어떻게 될까?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는 더 낮은 크레아티닌 수치에서도 요독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오심, 구토, 식욕 감퇴 등의 증상을 완화하고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좀 더 일찍 신대체요법을 시작하게 된다.

 

예를 들면 혈액투석이 예정된 환자는 투석을 시작하기 1년 전에 동정맥루를 만들게 되는데 보통 사구체여과율이 30mL/min/1.73m2 미만이 되는 시점이 된다. 그러나 환자 개인의 임상적 상황과 특성을 고려하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신대체 요법의 선택

 

 

당뇨 만성신장병 환자에서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이식의 신대체 요법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2007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말기신부전 환자의 10.1%신이식, 22.5%는 복막투석, 67.4%는 혈액투석을 시행하고 있다. 신대체 요법의 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가정환경이나 환자의 독립성, 환자의 선호도 등의 주변 여건 상태, 혈관 상태나 복부의 상태, 체액량 변화에 대한 반응, 동반 질환 등의 해당 투석의 가능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혈액투석을 시작할 때 문제점은 당뇨병 환자들은 진행된 동맥 경화증을 자주 동반하기 때문에 혈관 통로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당뇨병성 자율신경 기능이상으로 인한 다발성 신경병증이나 혈관 손상, 좌심실 순응도 감소로 인해 투석 중 혈압 감소가 흔하기 때문에 건체중을 맞추기가 어려워 혈압 조절이 불량해 질 수 있다.

 

 

반면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복막투석의 이점은 혈액투석보다 한외여과가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에 심혈관 상태가 안정적이고, 혈압 조절이 더 쉬우며, 잔여 신기능을 좀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복막투석에서 탈수가 적고, 염증 매개 물질의 생산이 없으며, 중분자 물질과 지방 친화 물질, 단백 결합 독성 물질의 제거가 용이하기 때문에 잔여 신기능이 좀 더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복막투석의 경우 복막 투과도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면서 한외여과 능력이 점차로 상실될 수 있는데, 복막의 섬유화 진행 속도가 당뇨 환자에서는 더 빠른 것이 단점이다.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의 생존율에 어떤 투석 방법이 더 우월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동반 인자에 대해 조정하면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사이에 의미 있는 생존율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투석과 신이식 간의 생존율 차이는 있을까? 2002년 미국 자료에 의하면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5년 생존율은 사체 신이식의 경우 75.2%, 생체 신이식의 경우 83%, 투석의 경우 29.5%로 차이를 보였다.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신이식을 통한 생존율의 연장은 다른 어떤 질환에 의한 만성신질환보다 월등한 것으로 조사됐다(Fig. 3).

 

 

신이식 후에는 신장 기능이 거의 정상까지 회복되며, 혈중 최종 당화 산물이 감소하고, 미세혈관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이점이 있다. 즉 당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신이식이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의학적 상태를 호전시키는 가장 좋은 신대체 요법이다.

 

(출 처 : Dia Treat VOL. 9, NO.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