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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열린 토론회 더 자주 개최해야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지난 2월13일 ‘범 의료계 토론회’라는 제목으로 회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토론회는 지난 1월30일 개최된 ‘전국의사대표자궐기대회’ 행사말미에 의료혁신투쟁위원회의 최대집 공동대표가 발언권을 요구하면서 단상을 점거, 대회가 파행된데 대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열린 것이다.

뒷담화를 들어 보면 ‘항상 하던 집행부 성토였다. 회장 물러나라는 이야기였다.’, ‘대부분 SNS에 떠돌던 이야기이다. 이런 토론회를 열 필요가 있나!’, ‘한두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물고 늘어지는 게 토론회인가?’ 등의 부정적 반응이었다.

과연 그럴까?

이러한 지적이나 시니컬한 반응은 피상적이거나 단면만 보는 것이다.

오히려 이번 토론회는 전체 회원에게 개방되고, 틀에 짜이지 않은 토론회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회원의 생각과 집행부의 생각이 가감 없이 전해졌다. 여러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사례들을 보자.

의료일원화 전략이 바뀌었다. 집행부는 한의사 면허를 없애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3만명의 개원의사 회원들 입장에서는 2만명의 개원한의사들과 면허를 합치는 것으로 우려했다. 이 전략과 우려는 그날 충분한 토론을 통해 일원화 논의를 접는 것으로 결론 났다. 그 결과로 18일 보건사회연구원이 주관하는 일원화 토론회에 불참했다.

현대의료기기 저지를 위한 전략에서도 방향성이 바뀌었다. 그동안 집행부는 국회의 권고로 보건복지부가 제안한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 현대의료기기를 막는다는 전략이었다. 이에 대해 회원들은 일원화와 현대의료기기를 논의하는 협의체 참여 자체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 결과로 협의체 탈퇴를 상임이사회에서 검토키로 했다.

1회용 주사기 대응과 관련해서도 수동적 대응에서 적극적 공세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한 회원이 1회용 주사기 수가 문제를 강하게 제기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를 받아들인 집행부는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한 회원은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신속하고 강력하게 징계하는 동시에 1회용 주사기 등의 재사용이 지금의 저수가 구조에 기인하는 만큼 제도개선 필요성의 여론조성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2월13일 전체 회원들과의 열린 토론회는 그야말로 보물창고이다. 의협 집행부가 의료 현안에 대응하는 전략을 재점검하고, 최선의 전술을 마련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열린 토론회를 자주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해마다 분기별로 하면 좋을 듯하다. 어렵다면 4월 정기대의원총회를 감안해 여름휴가 전에 한번, 그리고 추석 전에 한번이 좋겠다. 정기총회까지 감안하면 1년에 3번 정도 회원들과의 대화를 갖는 것이다.

방식이나 장소는 지난 2월13일 열린 토론회가 정답이다.

격식 없이 의자만 놓았다. 둥그렇게 배치된 의자에 회장과 회원이 함께 앉아 후끈 달아오르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장소 또한 의협회관에서 했으니 비용도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