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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박테리아 내독소에 의한 ‘패혈증’ 메커니즘 규명

KAIST팀, ‘셀’에 가설 제시 ‘네이처’에 실험적 입증 발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박테리아 내독소에 의한 패혈증 발생 메커니즘이 규명돼 관심을 모은다.

KAIST 이지오(44세) 교수팀은 면역수용체인 TLR4-MD-2 단백질과 패혈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내독소(LPS)가 결합한 복합체의 분자구조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패혈증을 유발하는 선천성 면역반응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데 기여, 치료 효과가 향상된 새로운 패혈증 의약품 개발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오 교수와 박범석(35세) 박사과정 학생의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추진하는 창의적연구 사업(세포막 수용체 연구단: 단장 이지오)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의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Nature)지 3월2일자(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등과 같은 미생물 감염은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심각한 경우에는 생명까지도 위협한다.
우리 몸은 미생물 감염에 대해 방어작용을 하는 강력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미생물에서 유래된 각종 물질들은 면역세포의 표면에서 존재하는 면역수용체 단백질들에 의해 인식되게 되고, 그 결과 다양한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TLR4-MD-2 단백질은 대표적인 면역수용체로 박테리아 표면에 존재하는 내독소와 결합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경우, TLR4-MD-2 단백질에 의한 면역반응은 감염에 대한 강력한 인체 방어 작용을 수행하지만, 과도한 활성화에 의해 지나친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될 때는 패혈증이라고 불리는 위험한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패혈증은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가지는 심각한 증상으로 각종 장기 손상 및 쇼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이지오 교수 연구팀은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TLR4-MD-2 단백질과 박테리아 내독소가 결합돼 있는 복합체의 분자 구조를 최초로 규명했다.

분자 구조해석을 통해 연구팀은 내독소의 지질 부분이 MD-2 단백질 소수성 부위에 결합하면서 동시에 TLR4의 카르복시 말단 근처와도 결합함으로써 TLR4-MD-2 가 이합체를 형성하도록 한다는 것을 밝혔다. TLR4-MD-2 단백질이 이합체가 되면 면역반응이 시작된다.

이번에 밝혀진 TLR4-MD-2-내독소 복합체 입체 구조로 패혈증 유발물질인 박테리아 내독소가 어떻게 TLR4-MD-2 수용체에 결합하는 지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내독소가 어떻게 TLR4-MD-2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지에 대한 발병 메커니즘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2007년도에 셀(Cell)지에 발표한 두 편의 논문을 통해 패혈증 발병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때 제시한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결과이다.

이교수는 “내독소와 TLR4-MD-2 복합체의 구조분석을 통해서 현재까지 알려진 패혈증 치료제들의 작용기전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게 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조금 더 개선된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패혈증
=세균이 혈액 속에 감염돼 번식하면서 방출하는 독소는 우리의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켜서 강한 방어작용이 일어나게 한다.
이러한 면역반응은 정상적인 경우 세균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각종 장기 손상, 혈압강하로 인한 쇼크, 혈전생성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패혈증이라고 하는데, 패혈증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심장질환을 제외하고는 가장 사망률이 높은 증상으로 노약자, 화상환자, 수술 직후의 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들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다.

△내독소
=그람 음성균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분자. 당과 지질이 결합되어있는 화학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당지질(Lipopolysaccharide, LPS)이라고도 불린다. 내독소는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선천성 면역반응을 일으키며, 패혈증의 주요원인 물질이다.

△선천성 면역
=인체의 면역체계는 크게 적응성 면역계와 선천성 면역계로 나뉜다. 적응성 면역계는 T와 B 임파구에 의해서 이뤄져 있으며, 항체생산을 통해 면역방어 작용을 한다.
적응성 면역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백신 주사나 이전에 같은 질병에 감염된 경험이 필요하며, 대체로 수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선천성 면역계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면역 체계로 백신주사가 없이도 수분에서 수 시간이내에 다양한 감염에 반응한다. 선천성 면역계는 적응성 면역계가 반응을 나타내는 데에도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선천성 면역계의 비정상적인 반응은 패혈증이나 여러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TLR4 (톨유사수용체 4)
=선천성 면역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선천성 면역수용체에 미생물 물질이 결합해 수용체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TLR 패밀리 단백질들은 가장 중요한 선천성 면역수용체들이며, TLR1에서 TLR10 까지 10개가 존재한다. TLR4는 특히, 그람 음성균의 내독소에 결합하여 활성을 나타내며 패혈증 발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천성 면역수용체이다.

△MD-2
=MD-2는 TLR4에 항상 결합해 기능을 수행하는 선천성 면역수용체이다. MD-2는 내독소와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로 내독소가 결합한 후에는 TLR4를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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