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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국내 패혈증 묶음치료 1시간 내 수행률 10% 정도에 불과해

중증도 높은 병원 발생 패혈증, 현장에서는 여전히 패혈증 묶음치료 실천 어려워
내년 패혈증의 날에는 패혈증 국내지침 공청회 개최 예정

세계 패혈증의 날인 9월 13일을 맞아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패혈증 인식 개선을 위한 온라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패혈증의 날은 전세계적으로 급증하는 패혈증 사망자 수로 패혈증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세계 패혈증 연맹(Global Sepsis Alliance)에 의해 2012년 9월 13일에 처음 지정됐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패혈증의 날 지정 이후 매년 패혈증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이번 심포지엄은 질병관리청과 학회가 처음으로 공동 개최한 것으로, 패혈증 연구와 치료의 성과와 문제점,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알아보고자 마련됐다. 

15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심포지엄은 ▲국내 패혈증의 특징과 ▲우리나라 패혈증 묶음치료 장애요인, ▲한국패혈증연대 논문 소개와 ▲패혈증진료지침 준비계획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개회사에서 대한중환자의학회 서지영 회장이 행사의 개최 의의와 목적에 대해 설명했고, 질병관리청 백경란 청장의 인사말씀이 이어졌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인사말씀에서 “국제보건기구는 패혈증을 최우선 건강보건과제로 선정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패혈증 역학자료의 축적이 충분하지 않았는데, 2019년부터 자료 파악에 힘쓰고 있다”며, “오늘 국내 패혈증 연구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로 서울아산병원 이수연 교수가 ‘국내 패혈증 특성’을 소개했다. 패혈증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5천만명이 감염, 최소 1100만명이 사망하는 질병으로서, 전체 사망원인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치료 후에도 후유증을 남기는 심각한 질병이다. 2017년에는 패혈증을 전세계적 보건 과제로 지정한 결의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수연 교수는 “국내 패혈증 사망률을 보면 병원 사망률은 감소했으나 총 사망률은 증가했다. 전체 사망자의 70% 이상이 60세 이상이었으나, 18세에서 60세까지 경제활동 인구의 사망도 18%에 이르렀다”며, “이처럼 패혈증은 중증도가 매우 높고, 의료비용이 많이 드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작년부터 제2기 국내 패혈증 환자 관리 개선을 위한 심층조사를 시작했고, 한국패혈증연대(KSA)가 올해 8월 대한중환자의학회 산하 연구회로 등록되면서 패혈증 관리와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패혈증 발생을 지역사회 발생과 병원 발생으로 나눠보면 지역사회 발생이 응급실 방문 환자 10만 명 당 644건, 병원 발생이 입원 환자 10만 명당 94건으로 지역사회 패혈증의 발생 비율이 더 높았지만 병원 발생 패혈증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젊고, 중증도가 높으며, 패혈증 쇼크의 비율이 높았다.

이수연 교수는 “신속대응체계의 확대 운영, 묶음치료 수행률 증가가 병원발생 패혈증 관리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표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임성윤 교수는 ‘우리나라 패혈증 묶음치료의 장애요인’에 대해 발표했다. 패혈증은 예방이 중요하며, 발생 후 빠른 시간 내에 발생을 인지하고 치료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패혈증 묶음 치료는 젖산 농도 측정, 혈액 배양 검사, 항생제·수액 투여, 승압제 투여 등 패혈증 환자에게 필요한 5가지 조치를 묶은 것으로 빠르면 빠를수록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한다. 3시간 이내 시행에서 유의미한 사망률 감소 효과를 보이며, 1시간 내에 묶음치료가 이뤄지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임성윤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1시간 내 묶음치료 수행률은 10% 정도에 불과해, 묶음치료 수행률이 낮은 이유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패혈증 치료가 이뤄지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의사들을 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주로 인턴·전공의와 간호사에 의해 이뤄지는 묶음 치료 과정이 인력 부족과 장비 부족으로 인해 지체되고 있고, 묶음치료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는 내용이었다.

임성윤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패혈증 감시 및 진단을 위한 자동 점수계산 전산시스템 부재, ▲유산 측정을 위한 현장진단검사 장비 부재, ▲묶음치료 수행 현장에 항생제 미구비, ▲패혈증 진료 인력 부족, ▲패혈증 진단기준 및 패혈증 묶음치료 인식 부족을 묶음치료 장애요인으로 제시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 고령은 교수의 ‘한국패혈증연대 논문 소개’ 발표가 있었다. 총 7개의 국내외 유명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분석을 통해 한국 패혈증 진료 및 연구 현황이 소개됐다.

마지막으로는 한림대성심병원 박성훈 교수의 ‘국내 패혈증지침서 준비계획’ 발표가 있었다.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일본 등의 패혈증 진료지침을 확인 및 소개했고, 국내지침은 1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내년 세계 패혈증의 날 행사에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국내 패혈증지침서의 운영위원이자 총괄을 맡은 박성훈 교수는 “다양한 진료 분야의 24명의 실무위원이 참여해 결과가 기대된다”며, “패혈증 진료의 표준화 및 치료 질 향상의 목적을 위해, 기존의 국외 지침서와는 다른 새로운 면이 있는 진료 지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폐회사에서 대한중환자의학회 서지영 회장은 “우리나라 고유의 패혈증 치료 데이터가 쌓이면서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패혈증 조기 발견 시스템, 진료지침을 통해 우리나라 패혈증 치료가 한 단계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회장 마지막 임기로서 일반인 대상으로 패혈증 인식을 높이는 행사를 기획하려고 한다. 모두 본인의 자리에서 패혈증 극복을 위해 패혈증 인식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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