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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국민·환자 위한다는 말은 그만하고, 의료인은 현장 복귀하라!”

중증질환연합회,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대한 대국민 호소문 발표

“정부와 의료계는 무책임한 공방전은 즉각 멈추고 환자의 생명과 치료권을 우선 보장하라!” 
“두 기관은 중증환자에게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중증환자 단체와 즉각 협의체를 구성하라!”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는 모든 의료인은 지금 즉시 의료현장으로 복구하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를 비롯해 환자단체들이 모여 설립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현재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의 다툼에 대해 중증질환자들은 버려졌다고 한탄하며, 이 같이 촉구했다.

먼저 연합회는 “의료 공백 속에서 중증질환자들은 질병의 고통과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며 죽지 못해 겨우 겨우 연명하며 버티고 있다”면서 두 기관의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첨예한 대립 구도 속에 환자에 대한 일말의 대책도 없이 가장 먼저 내팽개쳐진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중증환자·가족들은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벌써 20여 일을 버텨 왔지만, 의료계는 환자들이 어떤 상황이 됐던 나몰라라 하면서 의료현장을 떠났고, 정부는 준비한 대책이란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미봉책에 불과해 오히려 고통과 피로도만 치솟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료현장에 남아 겨우 버티고 계신 의료진과 의료시스템도 곧 완전히 마비될 거라는 조짐은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음에도 두 기관·단체의 극한 대립은 우리 중증환자들과 가족에게는 오히려 극도의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있다”면서 “이제 곧 환자 희생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는 이미 예정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극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연합회는 의료인들을 향해 지금 즉시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지난 간호사법 제정을 위해 간호사가 파업할 때 국민들의 생명을 운운하면서 간호사 파업 중단을 외쳤던 곳이 의협이었음을 재차 강조하며, 중증환자와 응급실을 떠나 환자를 버린 순간 의사의 본분을 망각한 의사들은 어떤 경우가 됐던 국민과 환자에게 용서를 받을 수 없는 행동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여의도에 의료인들 수 만명이 모여 집회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그 인원 중 일부라도 지금 의료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치료와 희망을 함께 했다면 모든 국민이 의료인과 정부의 이 사태에 대한 양측의 주장을 경청하고 다른 상황으로 의료인들을 응원할 수는 기회가 됐을 수도 있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연합회는 “이번 사태가 지난번 2020년도 전공의 파업 때와 다르다고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선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가 2020년 전공의 파업 때 보다 더 두렵고 답답한 것은 단순한 의료공백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어떤 상황이던 끝까지 지켜줄 의사가 앞으로는 양성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탄식과 걱정이 크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향후에 우리 의료계안에서 각 직역들의 요구를 관철하는 방식이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버리고 거리로 나가 왜곡된 방법으로 이번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수시로 반복될 것을 생각하니 아픈 환자들은 침대에 누워 끔찍한 의료 현장이 지옥처럼 느껴지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만은 어느 순간에도 정치적으로도, 어느 잘난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도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연합회는 의료계를 향해 “다시 한번 국민들이 여러분들의 행동을 원하는게 무엇인지, 어떤 자세로 의료현장에 계시는 모습을 국민들이 기대하는지와 무엇이 여러분의 사회적 책무이고 직업적 윤리인지 꼼꼼히 생각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소속 환우회들은 공동 성명에 이어 의료계에 대한 환우회별 성명도 추가로 발표했다.

먼저 한국식도암 환우회 정승표 대표는 “사람은 그 어느 누구도 늙고 병들어 죽음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소위 메이저 병원이라는 곳의 암센터를 제 집 드나들 듯 한 지가 1년여 됐지만, 요즘 우리 사회의 의료현실을 지켜보면 황당하기가 그지 없다 못해 안타까운 장면들을 바로 코 앞에서 목격하게 된다”고 일침을 놨다.

이어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들을 싸잡아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끝장을 보자’라고 설쳐대는 의사들에게 하는 말”임을 밝히며, “중증 환자들의 진료가 밀리고, 응급 수술이 지연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원하는대로 해도 말리지는 않겠지만, 환자가 의사를 애타게 찾고 있는데 외면하고 돌아서는 처사는 인간의 하극상”이라고 비판하며,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백민환 회장은 여의도에서 의사 집회가 열린 것과 관련해 “그 시간에 여의도가 아닌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이 파업이 계속 진행된다면 앞으로 많은 중증환자들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의료계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을 재차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지금 이순간에도 환자들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음에 불안을 느끼고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하며,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을 향해 “ 병으로 지친 몸을 가지고 하루하루 의사 선생님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많다”면서 환자들을 방관하지 말고 병원으로 돌아와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췌장암환우회 변인영 대표는 우선 “췌장암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기환자 5년 생존율이 2%대에 머물러 있는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며, “항암제도 2가지밖에 없어 1년 생존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임과 동시에 항암을 미루면 내성이 발생해서 치료할 약도 없이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당장 죽을 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2주째 항암이 미뤄지고, 독약을 주입하는 항암을 견뎌 겨우 얻은 수술기회를 응급이 아니라며 취소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노했다.

또, 정부는 제대로된 검증이나 대책 없이 정책을 추진하고 우리의 목숨을 담보로 대화가 아닌 강압으로 일관해 사태를 더 키우는 등 강대강으로 치닫는 이 상황에 환우들은 생명을 구걸이라도 하고 싶은 참담한 심정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수십년 이어온 당신들의 고귀한 정신을 훼손하려 하고 있으며, 생명의 가치를 땅바닥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아직 현장에 남아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 있는 고귀한 분들의 곁이자 여러분의 고귀한 자리로 돌아가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폐암환우회 이건주 회장은 “어떻게 사람의 목숨을, 그것도 가장 약한 형편에 처한 환자들의 생존권을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에 볼모로 잡을 수 있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에서 배웠던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노라’라고 한 제네바 선언을 잊은 것인지에 대해 반문하면서 “어떠한 이유·조건을 생각하기에 앞서서 환자들의 곁을 지켜야 하는 것이 의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환자들의 건강권과 생존권은 존중돼야 하며, 그 누구도 어떠한 이유로도 침해하면 안 된다고 꼬집으면서 의사들을 향해 단순한 직업 선택권이나 근무 조건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서, 의사로서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의 어려움을 먼저 헤아려 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루게릭연맹 김태현 회장은 “최고의 기득권을 가지고도 의사 집단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희귀난치병 중증질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의료대란을 일으켜 국가를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더 많은 노력으로 공부하고 임상 연구와 논문을 통해 세계 최고의 석학이 되고 노벨 의학상에 도전해야 할 지식을 갖춘 의사 집단이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겁박하는 데에 머리를 사용한다면 의술을 포기한 것으로 시정잡배와 무엇이 다를 수 있겠냐?”라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현재 의료계의 행동은 “정부에서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 기득권을 뺏으려고 한다고 죽기를 각오하고 집단행동으로 국가를 위기의 상태로 만들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나이팅게일의 정신과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특히, “이번 의료대란을 주도하는 의사 집단을 보면서 조직 폭력배와 다단계 조직 보다 더한 집단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사들을 향해 “나이팅게일 정신과 히포그크라테스 선서에 입각해 희귀 난치질환을 가진 중증질환자들의 생명을 살려달라”고 촉구했다.

만약 이것을 무시하고 단체행동을 한다면 전공의들이 하는 일을 간호사들이 할 수 있게 의료법을 수정하고 더 나아가 한국의 의사들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해 의료를 개방하여 해외 의사들을 도입해 의료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를 향한 환우회별 성명도 잇따랐다.

한국 중증아토피 연합회는 “현재 정부가 최대한 전공의들에게 자비를 베풀며 하루빨리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도록 도모하고 있지만,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 긴 싸움은 시간이 지체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의사가 강대강으로 치닫는 이 과정 속에서 환자들은 고통과 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전했다.

무엇보다도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은 정말 위중한 환자들 외에는 전부 일반 병원으로 환자들을 돌려보내고 있음을 전하며, 아토피 질환은 긴급히 치료를 받아야 됨에도 불구하고 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치료가 거부되는 상황이 발생될 우려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아토피와 같은 만성질환은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기에 이러한 상황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멈추고 상호 소통하며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환자들의 권익이 최우선시로 보장돼야 함을 외치며, 더 이상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카르텔 집단의 이기주의는 공동체 사회를 병들게 하는 행위이자 환자를 겁박하는 의사 면허증은 흉기일 뿐이며, 정부는 흉기를 제거해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고, 제거된 흉기는 국민을 향해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영구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정부를 향해 정부다운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