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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광고로 도배된 ‘온라인 암 정보’…정보 왜곡 현상 관리해야 ①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홍보위원장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가 대한항암요법연구회와 함께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암 치료 정보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발병률 높은 7대암의 온라인 정보의 48.6%는 광고성 컨텐츠로 나타나 암 관련 정보 검색시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홍보위원장(순천향의대 천안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을 만나 이번 암 관련 온라인 정보 실태조사를 진행한 이유는 무엇이고,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왔으며, 환자 안전을 위해 향후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국내 온라인 암 정보 실태조사에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이제 본인 또는 가족이 암에 걸렸다거나 암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포털(검색엔진)을 통해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얻고자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의사들은 주로 전문적인 논문·서적 또는 외국에서 발표한 자료 등 통해서 얻다보니 그동안 암 정보가 포털을 통해서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과 미국 등에서 왜곡된 암 관련 정보들이 포털을 통해 전달됨으로써 환자들한테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2019년도에 ‘펜벤다졸’이라는 강아지에게 사용되는 동물용 구충제가 항암 효과가 있다는 정보가 민간인이 유튜브를 통해서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왜곡된 정보가 증폭돼 유통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심지어는 ‘펜벤다졸’ 구충제를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100만원에 구매하려고 하거나, 일부 전문가들이 ‘펜벤다졸’ 효용성과 관련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는 콘텐츠의 방송·유튜브를 하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들은 분명히 잘못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상에서는 해당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고, 이처럼 인터넷 상에서 잘못된 정보가 이렇게 유통되고 있다면, 현재 제공되고 있는 정보의 실태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됐습니다.

이에 저희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이러한 의문을 확인하고자 국내 포털에서 암과 관련된 정보를 검색 시 어떤 정보들을 우리가 얻을 수 있으며, 해당 정보들이 얼마나 정확하고, 어떤 요인에 의해서 왜곡되는 것인지 등에 대해 확인하고자 이번에 실태조사를 벌이게 됐습니다.


Q.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국내 온라인 암 정보 실태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어떤 상황이었나요?

A. 먼저 외국에서는 대표적인 암 정보사이트나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보사이트 등이 암 관련 특정 키워드를 입력할 때에 먼저 제공되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암 관련 정보를 검색해도 국내에서 대표적인 암 정보사이트이자 양질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며 운영하는 ‘국가암정보센터’ 사이트가 최상단에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암에서는 키워드를 분석해보면 국가암정보센터나 학회 등의 믿을 수 있는 암 정보사이트가 검색 후 노출되는 상위 100건 이내에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네이버의 제공 정보를 토픽분석을 한 결과에서 정보 및 사이트들은 암 관련 정보를 일부 제공하지만, 전체 내용의 70% 정도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의료기관 및 특정 시술이나 보험 등을 홍보하는 형태로 사이트를 만들어 제공함으로써 실제로 검색했던 사람들의 의도에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다른 이익 목적을 위한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민 건강과 관련된 정보 제공의 실태가 광고에 의해 상당히 왜곡돼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되었으며, 이에 대한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 환경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성이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Q. 대표적인 7대암을 중심으로 국내 온라인 암 정보 유통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 및 수치가 어떻게 도출됐나요?

A. 저희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 대표적인 7대암인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췌장암의 국내 온라인 암 정보 유통 상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암종별로 광고성 포스팅 비중에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한 50% 정도가 광고성 포스팅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포털별로는 구글은 비교적 대형병원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암 정보 등이 상당히 많이 노출되는 편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전체 암 정보에서 광고 의도를 갖고 있는 내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에 네이버의 경우에는 광고 목적으로 블로그나 카페 등의 형태로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전체 내용 중 광고성 포스팅 비중이 대다수의 블로그·카페 등의 사이트에서 좀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네이버에서 7대암 검색시 유료광고를 제외하고도 광고성 게시글이 약 50%였으며, 광고성 게시글과 비광고성 게시글의 광고성 키워드의 비중을 분석한 결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비광고성 게시글에 비해 광고성 게시글에서 압도적으로 광고 비중이 높았으며, 암종별로는 ▲대장암은 약 70%가 ▲유방암과 전립성암은 약 80% ▲위암 60% 등이 광고 관련 내용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우리가 알고자 했던 암 정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면 70% 정도는 우리가 검색하고자 했던 내용이 아니라 광고 내용이었던 셈입니다.


Q.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암 관련 온라인 정보 유통과 관련해 우려되는 점은 무엇이 있나요?

A. 일부 포털에서 우리가 암 관련 정보를 검색했을 때에 제공되는 정보를 검색한 사람이 선택하여 받아들이게 되므로, 건강 관련 정보의 인터넷 환경이 광고로 왜곡되는 현상은 국민 건강권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부분으로 판단했습니다. 

실제 네이버의 토픽 분석에서 확인된 결과는 소비자가 검색 후 보게되는 결과는 유료광고를 포함한다면 50% 이상의 확률로 광고성 게시글을 보게되고, 그 게시글에서는 필요한 정보의 20~40% 밖에 얻지 못하고, 나머지는 광고주가 의도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왜곡된 정보를 받아들여지게 될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사람의 건강과 관계된 정보에 너무 많은 광고가 무분별하게 지금 제공되고 있고,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정보들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올바르고 적절한 치료가 아닌 광고성 내용으로 이뤄져 있어 민간요법이나 과도한 보험, 근거가 떨어지는 시술, 비급여 치료 등의 필요성이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되는 현상이 지금 국내 인터넷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 양적으로 조사하기에는 여력이 되지 않아 자세한 현황 등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실상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부분들은 국민 건강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므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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