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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걸음마 뗀 ‘단계적 일상회복’…올바른 방향은?

감염병 전문가 양성, 1인실-다인실 적정 비율 조정 필요
“단계적 일상회복, 유행곡선 평탄화해 피해 분산하는 전략”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적 일상회복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질병관리청은 그간의 코로나19 대응 과정과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코로나19 대응과 한계,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관리와 위기대응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2021 감염병 관리 콘퍼런스 종합학술대회를 18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는 미래 감염병 위기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감염병 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감염내과 의사가 근무하는 곳은 대부분 상급종합병원 내지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라며 “이마저도 대한감염학회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의 감염내과 의료진들이 소진되고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앙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역학조사관을 충분히 확보하고 교육하고, 검역 인력과 조직을 개선하고, 질병관리청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의료기관 감염관리 전문가 양성 등을 통해 적정 인력을 배치해야만 미래에 다가올 또 다른 감염병에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감염병이 의료기관 환기시스템과 연관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의료기관 설비를 점검하자는 의견과 다인실이 집단감염을 키울 수 있어 1인실과 다인실 비율을 적정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오래된 건물들은 환기시스템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을 수 있어서 이번 기회에 의료기관 환기설비를 점검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또 우리나라는 다인실을 고집하고 있는데 미국 내 지침이나 영국 연구에서도 다인실 보다는 1인실이 인플루엔자 등 여러 호흡기 감염병을 줄일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어느 정도 비율로 1인실과 다인실을 적정하게 유지해야 의료현장에 도움이 될지 체계적인 연구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공개와 의사소통 역량이 강화돼야 함도 강조하며 “감염병 위기상황 속 정부와 의료현장이 지금보다 훨씬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고 여러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도출된다면 현장에 빠르게 적용 가능하도록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이 어느 정도까지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의 삶의 일상회복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에서의 일상회복이 이뤄져야 하고 지역사회 일차의료 중심의 대응체계로 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일상회복”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안전망이 충분한 상태에서 조금 더 점진적인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는 “우리나라가 단계적 일상회복이 아니라 한 번에 모든 조치를 완화하는 영국과 같은 조치를 취하면 매우 심각한 유행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불과 2~3월 정도만 되어도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한 번에 모든 조치를 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현실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맞춰놓고 그 시나리오에 따라서 유행곡선을 완만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낮게 봐도 최소 3배 최대 10배 정도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비율이 높기 때문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다고 해도 다른 나라들은 앞으로 치러야 될 피해가 많이 감소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부연이다.

정 교수는 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구용 치료제에 대해 “만약 효과적인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돼 임상현장에서 적용된다면 중환자 곡선을 낮출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준비하는 중환자병상 수준에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좋은 소식들이 들리고는 있지만, 2~3월에 국내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피해를 백신접종만큼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감이 있다”고 말했다.

즉, 미접종자에 대한 백신접종과 고령층에 대한 추가접종이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

끝으로 정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은 피해를 줄이기보다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피해를 받자는 개념에 가깝다. 즉, 유행곡선을 위에서 두드려서 최대한 평탄하게 펴서 피해를 분산해서 받자는 개념”이라며 “하지만 예측모델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행곡선을 평탄화 하는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평탄화는 곧 방역과 의료종사자 입장에서 더 가혹한 피해가 앞으로 1~2년, 길게는 3년까지 이어진다는 것으로 국민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가고 있지만 의료종사자들의 미래는 앞으로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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