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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치매에 태극권 활용하자는 한의계 vs 반문하는 의협 최대집 회장

한의계, 최대집 회장에게 연구 결과 · 학술논문을 부정하는 명확한 근거 제시 요구

11월 13일 열린 '치매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 국회 토론회에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는 노인의 치매 예방 · 인지기능 개선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태극권(기공)을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보급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조 교수는 미국 노인의학회 · 미국 의사협회지 · 알츠하이머병 저널 등에 실린 기공 관련 연구를 언급하며, 해당 연구들에서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공통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기공을 통한 기억력 향상 · 우울증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치매 진행 속도도 늦춰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최대집 회장(이하 최 회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이하 SNS)에 '태극권이 치매에 효과가 있다니'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최 회장은 "태극권이 치매에 효과가 있다면 △취권이나 △영춘권 △다른 권법들 △화타 오금희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뇌신경인지과학(cognitive neuroscience)의 비약적 발전에도 알츠하이머 치매 · 혈관성 치매는 여전히 난치병이다. 환자는 무분별하고 근거가 빈약한 치료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2018년 세계에서 이런 토론회는 대체 뭣 하러 하는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이하 학회)는 최 회장이 '태극권이 인지 기능 · 체력 · 우울증 척도 등 치매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한의계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 · 반박했다며, 15일 명확한 근거 제시 · 반박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만일 최 회장이 명확한 근거 제시 · 반박을 못 할 경우 의사 독점주의에 편승해 악의적으로 한의약을 폄훼하고, 양의계 내부 선동 · 국민 기만 '가짜뉴스 생산자'라는 불명예스러운 오명이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회는 "최 회장의 이 같은 글은 관련 토론회의 주제 발표 중 핵심 내용인 일본의 한의약 활용 치매진료 현황 및 치매국가책임제에서 한의약 활용이 의사 독점구조로 인해 제도적으로 제한돼 있다는 내용을 가리기 위해 지엽적인 인식개선사업의 예시 내용인 기공요법을 의도적으로 부각하여 평가 절하했고, 나아가 이미 세계적인 연구 결과 · 학술 논문으로 발표된 사실조차 무시해버린 어처구니없는 처사다."라고 했다. 

태극권의 치매 개선 효과에 대해 토론회에서 조성훈 교수가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2014년 미국 노인 의학회 저널 △2012년 미국의사협회지 △2012년 알츠하이머병 저널 △2016년 미국 노인 의학회 저널 △2017년 4월에 열린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동아의대 천상명 교수가 발표한 연구 등이다.

학회는 논문 사이트 검색만 해도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을 취권 · 영춘권 등 다른 무술을 거론하며 조롱했을 뿐 아니라 한의약 치료법을 무분별하고 근거 빈약 치료라는 자극적인 언어로 폄훼한 것은 한의사 · 한의약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국민 · 여론을 거짓으로 현혹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는 양방 의대 소속 교수가 진행한 내용이어서 최 회장이 이를 어떻게 설명 · 부정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학회는 최 회장에게 본인이 작성한 SNS 글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만일 해당 SNS 글에 대한 명확한 답변 · 근거제시가 어려울 시 국민 · 한의계에 즉각 사죄해야 하며, 이 같은 행태의 재발 방지를 공식적으로 공표해야 한다고 했다.

학회는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을 앞두고 치매라는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함에도 소수의 의사 독점구조로 정책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개탄한다. 하루빨리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활용과 2만 5천 한의사들의 한의약을 통한 치매 진료를 치매국가책임제에 포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