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대응의 주축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감염병병원의 관리주체가 각각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으로 양분되어 있어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체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11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개최한 공중보건 위기대응체계 구축 연구 공개세미나에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양 정부부처 간의 명확한 역할 기능 정립을 통해 의료(보건복지부)와 방역(질병관리청)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원장은 “감염병 대응 주요기관에 대한 법령상 관리주체는 질병청이고, 실제 업무 수행 주체는 복지부로 되어 있어서 감염병 대응에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나중에 손봐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질병청은 기능상 의료체계 운영능력이 부족하고, 의료자원 동원을 위한 의사결정 체계가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초기 코로나19 대응이 힘들었던 원인으로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던 것을 들며 “검사-추적-격리 등 행정 중심의 현 공중보건체계는 팬데믹 상황에서 환자의 적정 치료 및 중증화 예방을 통해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현 의료체계와 연계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방역에 의료가 종속돼서 사망자·중환자 중
정부의 건강재난 허브 구축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감염병 대처·대비를 위한 정보의 풀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는 28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개최한 공중보건 위기대응체계 구축 연구 공개 세미나에서 추후 다른 감염병 사태에 대비한 관련 자료의 저장과 지식 허브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청에서 만들어지는 많은 자료가 종이로 되어 있고 그것을 정리할 인력이 없어서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없어지는 자료들이 만들어지는 자료보다 많다. 그냥 없어지는 자료들이 없게 잘 아카이브(Archives)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발생현황과 지자체 거리두기 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부의 건강재난 허브가 단순 현황 제공에 그치며 전문정보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또한, 관련 자료의 수집·배포나 보건의료 인력 대상 정보제공 등 ‘지식 허브’로서의 전문적 기능이 거의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그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과 함께 그것들을 잘 관리하고 연계하는 시스템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데이터를 연계하는 데 있어 걸리는 법적인 문제들도 있어서 큰 차원에서 해
코로나19 신종 감염병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큰 구멍 네 개가 사태를 키웠다며, 의료와 방역을 조화롭게 해 위기를 대처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14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개최한 공중보건 위기대응체계 구축 연구 공개 세미나에서 감염병 위기상황 속 환자 치료의 질 보장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오 위원장은 “공중보건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가 갖고 있던 보건의료 서비스를 총동원해서 대응해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서비스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그가 의료현장에서 본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과제(문제점)로 네 가지를 꼽았다. 그 네 가지는 ▲주치의(일차의료 담당의사) 부재 ▲느슨한 의료전달체계 ▲의무기록, 검사, 영상데이터 호환 및 수집 부족 ▲졸업 후 의학 교육 프로그램 부족이다. 먼저, 오 위원장은 지난해 초 신천지發 대구·경북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많은 확진지가 쏟아져 나오고 병상은 부족해 별다른 치료도 못 받고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의사는 매뉴얼이나 체크리스트만 가지고 환자를 볼 수밖에 없었던 당시를 안타깝게 여기며 “
K방역 체계의 장기적인 실행·유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보건소 조직체계 개선안이 제시됐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 박건희 보건소장은 23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공중보건 위기상황에서의 시군구 위기대응체계 구축 방안에 대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먼저 박 소장은 현재의 K방역 체계에서 지자체 공무원을 소위 ‘갈아 넣고 있는’ 방식이 과연 1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 소장은 “2015년 메르스를 겪고 나서 당시 질병관리본부 역할도 강화되고 각 시군구 보건소에 감염병대응팀 조직이 생기면서 그 안에 전문가도 1~2명씩 늘었지만, 당시에는 확진자도 시군구에서 1명 정도 나오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감당이 가능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처럼 하루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밀접접촉자도 많고, 방역과 예방접종을 같이 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지금의 체계가 10년 후에도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했다. 보건소에 소속된 직원들 대부분이 공중보건의를 포함해 공무원이고, 정부에서 시키니까 일을 묵묵히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공무원들을 혹사시키고 소위 굴리면서 방역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 이에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