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원에선 공연 안 해요?″
요즘 의사들이 환자들로부터 잘 듣는 말이다. 갈수록 병원이 ‘문화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웬만한 병원은 월 1회 음악 공연을 한다. 원하는 화가에게 갤러리 공간으로 내주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일이 가능토록 건축설계를 해야 된다. 덩달아 낡은 병원 리모델링 붐도 한창이다. 2004년 개원한 대구시 대명동 KMG 내과는 의료 공간과 문화공간을 절묘하게 섞었다. 행인들은 이곳이 의원인지 잘 모른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설계했단다. 의원이라기보다 꼭 ‘복합문화공간’ 같다. 문을 열어도 접수대가 안 보인다. 회랑 같은 좁은 통로를 지나야 주 시설을 볼 수 있다. 꼭 미로를 걷는 것 같다. 대나무가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다실, 음악감상실 같은 대기실, 마루 중간에 서양 목련이 심어진 건물 중앙부는 공연장으로 무료 제공된다. 지금까지 10회의 음악회, 한 차례의 패션쇼, 2회의 조각 전시회를 가졌다. 경북대병원은 매일 낮 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외래환자 로비에서 ‘정오의 작은 음악회’를 갖는다. 효성병원 구병동과 신병동을 이어주는 사랑의 구름다리는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수성구 범어동 여성 메디파크의 1층과 2층은 꼭 호텔 로비처럼 꾸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