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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키느냐 뺏느냐’ 일동-녹십자 다툼 본격화

피델리티 확보 관건, 녹십자 M&A 가능성 열어둘 듯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녹십자와의 M&A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두 회사간 결합이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회사가 합병된다면 매출 1조 2000억원대의 대형제약사가 탄생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녹십자가 당장 적대적 M&A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확보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간 경영권 싸움 ‘피델리티’에 달렸다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이 무산된 결정적 이유는 녹십자의 반대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3대주주인 피델리티가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반대 45.4% 가운데는 녹십자 29.36%와 피델리티 9.99% 그리고 개인투자자 5%가량이 포함됐다.

피델리티가 반대한 배경에는 주가 상승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일동제약 주가는 녹십자의 지분확대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왔으며, 임시주총 당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피델리티의 의견은 앞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간 경영권 다툼에 있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녹십자와 피델리티가 임시주총처럼 연합을 이어간다면 일동제약으로서는 경영권 확보가 어려워진다. 녹십자가 피델리티의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면 바로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따라서 양사가 피델리티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사실상 경영권 싸움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 제약M&A 역사, 새로운 이정표 될까

이번 일은 제약기업간 M&A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국내 제약업계에서 M&A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이유는 구조적 문제에 있었다.

상위업체부터 영세업체에 이르기까지 보유품목이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개발 리스크는 적은 대신 빠른 매출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제네릭 개발에 대부분의 업체가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제약사 대부분은 오너 2~3세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가족경영 형태이기 때문에, M&A와 같은 공격적 혁신을 주도하기 보다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일동제약과 녹십자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녹십자는 당분간 M&A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채 일동제약의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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