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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가벼운 주부습진인줄 알았더니 만성 피부질환

주부 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군 위험대상…예방관리 필수


가벼운 주부습진이라고 여기기 쉬운 손습진이 사실은 광범위한 직업군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성재발성 피부질환일 수 있다.

특히 대인관계의 문제는 물론이고 우울증상, 수면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돼 예방과 관리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손습진은 습진이 손에 나타난 형태로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2개월 안에 2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를 말한다. 손습진의 가장 흔한 외부 요인은 비누와 세정제 등의 경한 자극 물질 혹은 만성적인 물의 접촉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만성손습진의 주증상은 피부 벗겨짐,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 살비듬과 같은 인설 등으로 일반적으로 위생상의 문제나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회장 노영석/한양대학교병원 피부과)는 5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 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노영석 회장(한양대병원 피부과)은 “손습진 발병 시 각종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외국의 경우에는 손습진이나 접촉성피부염으로 업무를 못할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점차 서구화되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심화될 수 있어 그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예방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이날 간담회 개최의 취지를 설명했다.



학회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 4월~5월 한 달 간 전국 13개 대학병원에 내원한 만성손습진 환자 353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주부가 24.9%(88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의료기관 종사자 23.5%(83명), 사무직 11.3%(40명), 학생 7.6%(27명), 음식 관련 직업 5.7%(20명), 기타(금속·기계업/미용사 등) 26.9%(95명) 등 광범위한 직업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만성손습진을 가벼운 주부습진쯤으로 치부해, 진단 받은 환자들 조차도 관리를 아예 안 하거나 드물게 관리하는 등 적극적으로 손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42.5%(150명)에 달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만성손습진은 만성재발성 피부질환으로 전체 환자 중 6개월~1년 동안 만성손습진을 앓고 있는 경우가 43.1%(152명)로 가장 많았으며,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9.3%(33명), 3년 이상도 3.4%(12명)으로 나타났다.



만성손습진 환자 80%, 아토피피부염 등 난치성 피부질환 동반
특히, 만성손습진 환자 10명 중 8명은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접촉 알레르기 질환 등 기타 난치성 피부질환을 함께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주의가 요구된다.

만성손습진 외에 기타 피부질환을 앓는 경우는 ▲아토피피부염(19.8%/70명) ▲접촉 알레르기(18.1%/64명) ▲백선(9.6%/34명)▲한포진(7.6%/27명) ▲건선(6.2%/22명) ▲기타 19.5%(69명)의 순이었다.

학회에 따르면 실제 만성손습진은 특정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원인 물질과의 접촉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아토피피부염과도 연관이 있다.

대한 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이가영 학술이사는 “기타 피부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 치료를 병행할 경우 대체로 손습진도 호전되지만, 많은 환자들은 필연적으로 손을 계속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증상이 오래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가로 손습진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필요하고, 무엇보다 만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조기에 치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 이사는 “아토피나 알레르기와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 손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손습진 환자, 대인관계 및 우울함, 수면장애 등 삶의 질 영향에 여성이 더 취약
만성손습진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만성손습진 환자들의 76.2%(269명)는 만성손습진이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69.4%(245명)는 만성손습진으로 인해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이 든 적이있다’고 답했다. 이는 수면장애로까지 이어져 ‘잠을 제대로 못 잔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8%(197명)였다.

또 80.5%(284명)는 ‘만성손습진으로 인해 손을 쥐는 행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으며 실제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경우도 46.2%(163명)에 달했다. 한 해외 조사 결과에서는 23%의 환자들이 만성손습진으로 인해 직장을 잃었고, 19.9%의 환자들은 장기적인 병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손습진으로 인한 삶의 질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부정적인 비율이 더 높았다.

‘대인관계에 영향이 있다’(여성79.2%/171명, 남성 75.4%/98명), ‘손을 쥐는 행동에 어려움이 있다’(여성 84.5%/186명, 남성 75.4%/98명),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이 든 적이 있다’(여성 79%/166명, 남성 62.2%/79명), ‘잠을 제대로 못 잔 적이 있다’(여성 61.2%/128명, 남성 54.3%/69명) 등의 응답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특히 조사 대상 환자 31.4%(111명)은 손습진이 ‘항상 심하다’고 응답했는데, 이 경우도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여성 37.6%/80명, 남성 24.6%/31명)


만성손습진, 일상생활에서의 관리가 치료의 기본
만성손습진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손의 자극을 줄이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의학적인 치료는 증상에 따라 기본적인 관리 및 생활습관 교정과 국소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 등의 국소치료, 항히스타민제나 레티노이드 수용체 등 전신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대한 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노영석 회장(한양대병원 피부과)은 "만성손습진은 무엇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질환을 관리해야 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손을 씻고 난 후 손가락 사이를 잘 건조시키고, 비닐장갑 안에 면장갑 착용하는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누와 세제 노출이 많은 경우나 자주 손을 씻어야 하는 직업 등은 되도록이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말고, 15분 이내로 물과의 접촉을 줄이는 등 손 습진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