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한의사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에 대해 의사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의료일원화, 한방 건강보험 체계 개편,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견해’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 되어 있는 학제와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에 찬성 47.1%, 반대 43.9%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협은 의사 중 47.1%가 의료일원화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특히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된 의료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응답자의 66.7%는 ‘한의사의 업무범위를 넘은 진료행위로 인해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답했으며, 뒤를 이어 ‘국민의 의료선택에 있어 혼란을 초래한다’(17.9%), ‘의료비 이중 부담의 요인으로 작용한다’(10.6%), ‘의사, 한의사간 사회참여의 불공평을 초래한다’(0.7%)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미래전략위원회 이용진 간사(의협 기획이사)는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 되어 있는 의료제도는 환자들의 중복의료 이용으로 터무니없는 의료비 지출을 초래할 뿐 아니라 질병치료의 선택에 대한 혼란 및 중대한 치료시기를 상실할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당시 안홍준 의원은 ‘한방병원 근무 한의사 41.3%가 의료일원화를 찬성해 한의계 안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있고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동시에 갖고 있는 동시 면허자들이 100여명이 넘게 활동하고 있어 국민 의료비 절감과 의료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의료 일원화가 시급하다’라고 지적한바 있다.
한방 건강보험체계를 개편할 경우 어떠한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에서는 ‘선택한 환자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50.4%)과 ‘한방을 건강보험 체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응답(41.1%)이 90% 이상을 차지해 건보체계에서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배제해야 하다는 생각이 대부분으로 이었다.
즉 90% 이상의 의사 회원이 한방을 현대의학과 동일선상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을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3.9%가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2.3%에 불과했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함으로서 가장 우려되는 것으로는 ‘오진 위험성이 높다’(76.2%)였는데 대다수의 의사들은 ‘오진 위험성 높다’는 이유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한방진료 및 치료에 소홀할 우려가 있다’(8.7%), ‘한방 의료비가 상승할 우려가 높다’(8.5%)는 답변이 있었다.
이용진 간사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는 구분해야 한다며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이 불법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처럼 대부분의 회원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문제를 비롯한 한방 건강보험체계 전반에 대한 의사 회원들의 생각을 확인한 만큼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문제 등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 회원을 대상으로 닥터서베이를 통해 3월6일부터 11일까지 진행했으며, 1229명이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