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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사협회의 건정심 복귀시기 적절한가

대한의사협회가 지난해 5월24일 건정심에서 탈퇴를 선언한 후 만 8개월 만에 복귀했다.

당시 의협은 ▲건정심 구조개선 ▲의·정 간 대등한 파트너십 ▲일차 의료 활성화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건정심이 열리기 1시간 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건정심 구조 개선부분은 관련 법 개정안 발의됐고 국회 차원에서도 건정심 구조의 불합리성 공감대 형성돼 개선의 초석 마련됐다며 건정심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다른 요건 역시 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개선을 위해 공동 노력 중에 있다며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표현했다.

문제는 회원들의 공감대다. 의협은 지난 9일 건정심 복귀 가능성을 밝히며 “지난번 포괄수가제에서도 집행부 전략이 미흡해 실망한 회원들도 있었다. 건정심 참여에 부담이 되는 것은 회원들에 대한 신뢰문제”라고 부담감을 내비췄다.

건정심에 복귀하면서도 “회원들과 복지부와의 파트너십을 동시에 약속을 해야 하는데 회원을 100% 이해 못시키는 것이 안타깝지만 일은 그래도 돼야한다”고 아쉬움과 건정심 논의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토로했다.

즉 건정심 틀 안에서 해결될 사안이 있기 때문에 들어간다는 것인데 투쟁에 잘못된 점을 인식하고 바꾸는 과정이 한 번에 되면 좋겠지만 명분과 상대방 입장을 고려해야 하며, 큰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저항이 적은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의협의 건정심 복귀에 대해 강한 반발부터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한다는 극명한 분위기를 보였는데 ‘도대체 의협은 뭘 철석같이 믿고 건정심에 복귀한다는 것인가? 단 한가지 요구조건이라도 문서화된 약속을 받기라도 했는가’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한 회원의 심정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인데 의협의 건정심 복귀는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강한 카드가 있지 않은 이상 국민과 보건의료계로부터의 고립 상황에 얻을 것은 없고 잃을 것만 남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또 얻은 것이 없지 만도 않다. 건정심 탈퇴 이후 두 번의 진료중단카드는 겉으로 보기에는 얻은 것이 없는 퍼포먼스에 불과하지만 상대인 정부로서는 의료계 파업으로 갈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갖게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건정심 복귀까지의 투쟁이 외부에는 작지만 의료계의 결집과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복귀를 계기로 의협 집행부에 불신을 갖게 된 회원을 설득하는 더 큰 작업이 의협 집행부에 남아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회원들의 큰 지지로 당선된 노환규 집행부가 회원들이 하나둘씩 등을 돌린다면 그 어느 집행부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