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병원 ‘러브 산타’행사… 환아 편지글대로 선물 전달
“고생하는 아빠. 매일 짜증내서 미안해요. 눈물 많은 엄마. 몸도 챙기세요. 퇴원하면 잘할께요. 엄마 아빠 따뜻하도록 목도리와 장갑 선물해주세요.”
“사랑하는 외할머니. 요즘 저를 돌보느라 힘들어하셔서 너무 속상해요. 어젯밤 제 발을 씻겨주셨죠. 저도 얼른 퇴원해 할머니 발 닦아드릴게요. 운동화 한 켤레 선물드리고 싶어요.”
소아암 환아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편지에 쓴 ‘작은 소망’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국훈)은 20일 ‘러브 산타’ 이벤트를 열고, 입원중인 소아암 환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줬다. 환아들은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물론, 타인에게도 선물할 수 있는 기쁨을 누렸다.
이 행사는 한국야쿠르트 호남지점, 좋은세상, 지역 소아암단체들이 후원했으며, 24일까지 세차례 열릴 예정이다.
병원측에선 이 이벤트를 갖기전 미리 소아암 환아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선물받고 싶은 물품과 함께 선물하고 싶은 사람에게 편지쓰기 시간을 가졌다.
환아들은 가슴 절절한 사연을 편지에 담았다. 부모와 친척, 친구,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글과 함께 겨울옷, 신발, 장갑 등 선물하고 싶은 다양한 품목을 적어놓았다. 먼거리를 오가야하는 부모를 위해 고속버스 승차권을 선물하고 싶다는 글도 있었다.
병원측에선 이같은 편지를 후원자들에게 전달, 환아들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환아들에겐 문화상품권, 장난감, 게임기, 운동화 등 평소 원했던 각종 선물도 한아름 전했다.
입원중인 박모(9)군은 “갖고 싶었던 게임팩도 받고, 저를 돌봐주시는 의사선생님께 장갑을 선물할 수 있어서 기쁘다. 힘을 내서 꼭 병을 이겨내도록 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국훈 병원장은 “세밑을 맞아 더욱 우울해하는 어린 환자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특별한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회와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은 환아들의 쾌유를 돕는 명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