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 약가인하로 제약업계가 사상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도 신임 장관 마져 약가인하정책을 계속 밀고 나갈 발언을 하자 제약계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협회는 22일 긴급이사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총 궐기대회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제약협회가 업계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만한 계획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약계의 불만이 이렇게 고조되고 있는 것은 약가인하가 단행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 외에는 정부를 향해 이렇다 할 어필을 못하고 있기 때문.
당장 올해 말부터 약가인하의 피해가 표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자 “협회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회원사들이 노골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중견제약사 임원은 “약가인하가 발표된 직후 움직임을 보여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서 한달이 지났다. 이미 뜨거웠던 그릇이 미적지근해졌다. 이제 와서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갑자기 왜 저러는지 의아해할 것”이라며 오히려 제약업계를 바라보는 여론만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초래될까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켓 들고 외치는 정도로 끝날 수준이 아니다. 이경호 회장을 필두로 삭발을 감행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예를 들어 제약사 오너들이 청와대에 집결해 목소리를 높이는 초강수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연구개발 전문가는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에 걸쳐 엄청난 투자비와 연구개발에 몰두해도 성공률이 극도로 낮은 어려운 과제”라며 “국내 제약계 수준에서는 글로벌 신약을 개발할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약가인하로 경영구조가 악화되면 살아 남기조차 어려운 판국에 신약개발 도전은 공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정책의 무모함을 지적했다.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약가인하로 인해 우려되었던 현상이 예상대로 적중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원감축 등의 구조조정 문제가 현실 타개책으로 업계에 돌고 있을 정도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가장 먼저 인원감축이 예상되는 곳은 그룹사다. 그룹사는 제약업계에 대해 잘 모르니 당장 매출이 줄면 인원부터 줄이게 된다. 벌써 구체적으로 10%가량 감축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결국 제약업계는 앉아서 가만히 당하고 있느니 제약협회가 주체가 되어 어떤 행동을 보일 때가 아니냐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어떤 프랭카드가 내세워 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