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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국내 발생기전 규명

중국에서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뉴델리형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NDM-1)이 첫 검출됐다고 중국 국영 CCTV가 질병예방통제센터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다시금 아시아전역에 확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발생하게 되는 새로운 기전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뒤늦게 확인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르바페넴계 내성 장내세균’이란 ‘카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으로 주로 폐렴막대균과 대장균에서 발견된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송원근 교수는 ‘메로페넴 치료 중 발생한 세포막 투과도 저하로 인한 카르바페넴 내성 폐렴박대균’ 논문을 통해 이를 보고했다.
이 논문은 2009년 국제학술지(Diagnostic Microbiology and Infectious Disease 2009;65:447-449)에 게재됐다.

장내세균이 카르바페넴 내성을 유발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의학계는 ‘장내세균이 항생제 효력 방해 효소(카르바페네메이즈 효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왔다. 장내세균이 만들어내는 카르바페네메이즈 효소에는 ‘KPC’, ‘NDM’, ‘VIM’ 등이 있다.

KPC형은 북미(특히 미국)와 유럽, NDM은 인도, VIM은 그리스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VIM형이 드물게 보고됐을 뿐 아직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논문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되는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은 이러한 효소 작용이 아닌 다른 기전을 갖고 있었다. 바로 ‘세균 세포막의 투과도 저하’다. 원래는 카르바페넴에 감수성을 보였던 장내세균이었는데, 카르바페넴계 항생제 중 하나인 ‘메로페넴 치료’를 하다보니 세포막 투과도가 낮아져 카르바페넴 내성이 유발됐다는 것이다.

논문에 나오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환자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신장기능상실로 혈액투석을 받아온 80세 여성환자로 혈뇨, 열 등의 증상이 생겨 입원했다.

입원 당시 소변배양에서 항생제(이미페넴과 메로페넴)에 감수성을 보이는 폐렴막대균이 검출된 요로감염증이었다. 메로페넴으로 치료해 증세가 호전되던 중, 2주후 이미페넴 내성에, 메로페넴 중간(내성과 감수성의 중간이라는 의미)인 폐렴막대균이 소변에서 다시 분리됐다. 내성을 보인 이미페넴 투여를 중단하고, 메로페넴을 계속 투여한 결과 환자는 완치됐다.

송원근 교수는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은 카르바페넴에 내성이라는 것이지 다른 장내세균보다 더 심한 독성을 갖고 있거나 전파가 더 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다제내성균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해 신고에 중점을 둬서 관리하는 것 보다는 다른 방법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또는 관련학회(임상미생물학회, 감염학회, 병원감염관리학회 등) 주관으로 다제내성균의 내성기전·역학에 관한 정기적인 조사 연구를 시행하고 다제내성균의 신속한 검출 및 효과적인 확인을 위한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