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재정절감에 나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폭력과 음주운전 그리고 횡령, 개인정보 유출 등 도덕적 해이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공단의 내부감사 자료와 징계현황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직원들 간의 폭행과 폭언, 음주운전 적발 등 품위손상으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최근 3년간 31명에 이르고 있고, 특히 ’08년에 4건이던 것이 ’09년에는 19건까지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부산지역본부의 모 직원의 경우는 만성신부전 병력이 없는 사람들을 환자로 둔갑시키거나 정상적인 환자를 이중으로 허위 등록해 요양비를 차명계좌에 이체한 후 다시 돌려받는 수법 등을 이용해 총 145건에 2억원이 넘는 공금을 횡령했다.
또한, 공금을 횡령한 직원과 불륜의 관계를 유지하던 또 다른 직원은 갖은 명목으로 횡령한 금품을 편취해 7천만 원이 넘는 옷과 등산용품, 골프가방과 여행비 등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지는 등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품위손상의 수준이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공단은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또한 무단으로 열람하거나 빼돌려 돈을 받고 넘기거나 자신이나 친인척이 운영하는 장기요양기관의 영업정보로 활용하도록 하는 등의 불법행위도 여전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올해 8월까지 공단의 징계현황을 보면, 총 159건의 징계 중 전체의 30%인 47건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것이며, 대부분이 장기요양기관에 수급자를 알선하기 위한 정보로 활용하도록 넘긴 사례들이었다.
이와 관련해 박은수 의원은 “비상경영까지 선포하면서 조직기강과 업무성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면서 이처럼 품위손상으로 인한 징계건수가 늘어난 이유가 무엇 때문이냐”며 “건보 재정적자가 1조 8천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국민들의 소중한 보험료가 공단 직원들의 사리사욕과 범죄행위로 인해 줄줄 새고 있다는 의심과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보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올해에는 규모가 더 늘어서 작년보다 40%가 증가한 152명의 임직원이 해외연수를 갔다“면서, “방만경영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유성 출장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해외연수를 대상까지 확대하면서 강행하는 것은 재정안정화에 대한 공단의 무책임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