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는 한가위, 추석이다. 이번 추석은 특히 주말을 끼고 있어 최대 9-10일을 쉬기 때문에 들뜬 마음에 기분대로 술을 즐기기 좋다. 그러나 명절연휴에 육체적 스트레스와 피로만 더 축적될 수 있으므로 술자리를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전용준 원장은 “추석 연휴기간 중 즐거운 마음에 음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추석 음식 중 기름진 음식과 음주궁합은 삼가고, 자신의 평상시 음주량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용준 원장의 도움말을 빌어 연휴기간 동안의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해 알아보자.
간에서 알코올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보통 한차례 마실 수 있는 적당량은 알코올 50g 정도로 소주는 반병(성인 남자 기준 3~4잔, 한잔은 50cc, 한 잔의 알코올량은 0.25×50=12.5g), 양주는 스트레이트로 3잔, 맥주 2병 정도다.
명절 기간 중 즐거운 마음에 음주를 하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위와 같은 점을 명심하고, 특히 자신의 평상시 주량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음하기 쉬운 추석 명절 연휴, 어떻게 과음하지 않고 술을 마시며, 또 어떤 안주를 먹으면 좋을지 알아본다.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의 말에 따르면 잔은 적게 안주는 많이, 육류는 적게 채소는 많이 (잔소찬다(盞少饌多), 육소채다(肉少菜多)) 먹는 것이 기본 요령이다.
알코올에 궁합이 맞는 안주도 따로 있다. 다양한 추석 음식 중에서 고른다면 갈비, 육류는 좋지 않고, 나물 무침 등은 좋다고 할 수 있다. 음주할 때 육식하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해롭지만 야채는 알코올 분해를 돕기 때문이다.
이밖에 술과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은 산적, 잡채, 튀김과 같은 기름진 음식이다. 기름진 음식은 술의 성질을 순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배가시켜 소화에 부담을 준다.
오히려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단백질이 함유된 두부나 우유 등이 좋다. 짠 안주 역시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는 안주로도 좋다.
대추, 밤, 배, 감은 각종 장기의 기능을 보강하고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안주로 적합하다. 특히 감의 타닌 성분은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켜 주며, 위장 속의 열독(熱毒)을 제거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소변을 순조롭게 해 술을 빨리 깨게 하는 효능도 있다. 그러나 홍시는 위통을 일으킬 수 있고 술에 더 취하게 하므로 먹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밖에도 베타글루칸이 풍부해 알코올 대사를 돕는 비타민 B군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 안주로 좋다. 현미, 보리 등 잡곡, 견과류, 콩, 우유, 양배추, 생선, 고구마, 간, 시금치 등 녹색채소, 계란 등이 비타민 B군 음식이다.
한편 술을 마신 후 매운 짬뽕, 라면, 감자탕, 얼큰한 뼈해장국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얼큰한 음식은 대체로 맵고 짜기 때문에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기보다 오히려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대신 콩나물해장국이나 북어해장국, 혹은 명절에 주로 먹는 소고기 무국 등 맑은 국과 밥이 위에 부담을 줄이며 해장을 하기에 좋은 음식이다. 우롱차와 녹차도 좋다. 우롱차와 녹차는 모두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술 마신 후 자주 마시면 소변을 통해 알코올 성분이 빠져나가 술 깨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술은 되도록 대화하며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말을 하고 입으로 음식을 씹으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따라서 기분 좋을 정도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될 수 있게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고 들뜬 기분에 과음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한번에 술잔을 비우는 원샷, 폭탄주, 사발주 등을 권하곤 하는데, 이 경우 알코올이 위에서 분해될 틈도 없이 흡수되면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 간이 알코올을 분해할 한계를 넘어버린다. 술은 분위기를 살려가며 천천히 대화를 안주 삼아 즐겁게 마시자. 이 경우 신체의 모든 기능이 부드러워지는 것은 물론 온갖 스트레스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므로 더 건강한 몸과 정신을 만들 수 있다.
한편, 음주 후 최소한 2~3일 정도의 금주기간을 가져 장기에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단받았거나 치료 중인 사람은 절대 금주다. 이와 함께 술을 깨는 요령 중에는 흥겹게 노래를 하거나 간단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1차 술자리 뒤에 가족, 친지들과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신나게 노래를 부를 기회가 많은데, 이 것도 술을 깨는 데 좋은 방법이다. 이는 노래를 부르면 호흡대사가 빨라져 술 성분이 빨리 몸 밖으로 배출되고, 여기에 춤까지 추면 이때 흘린 땀으로 인해 숙취 해소에 가속도가 붙는다.
이와 같은 원리로 술 마신 후 돌아와 가벼운 걷기 정도로 산책을 하거나 체조를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너무 심하게 하면 심혈관계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