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의료전달체계 확립, 본인부담금 인상 밖에 없을까?

일차의료기관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으로 일컬어지는 일차의료 살리기는 이미 수해 전 공론화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한 각종 정책이 마련되었다. 그럼에도 본격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최근 들어서 이 필요성이 더욱 대두됨에 따라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정책추진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근 복지부 전재희 장관이 언급한 3차의료기관의 외래 본인부담금을 80% 인상과 본인 부담 100% 이다.

환자들이 부담하는 진료비용을 올려 대형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1차의료기관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원하는 의료계의 요구와 정부의 의지를 봤을 때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정책이 의료기관 분류의 의미마저 퇴색되어 버린 현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실효성을 내기보다 생색내기 정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물론, 환자 입장으로 봤을 때 당장 부담해야 할 금액이 올라가면 상급종합병원에 가는 것을 두고 조금 더 고심할 수 밖 에 없으므로 외래를 향하는 발걸음이 뜸해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효과 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외려, 진정으로 종합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의료기관 전달체계 확립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의료계 안팍에서 제기되고 있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언 발에 오줌누기식 정책”이라며 꼬집어 말했다. 의료시스템의 전달 체계에 대한 프로세서적인 문제를 가격을 통제해 해결하도록 한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의료자체 시스템의 문제를 의료계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비용 부담으로 전가시킨다면 결국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유명무실한 정책으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원가 역시 이에 대해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서울의 모 개원의는 종병의 경증환자에 진료를 차단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본인부담금을 인상한다면 환자의 반발만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환자들이 왜 1차의료기관보다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도 상급종합병원을 찾는지, 또한 이들 병원들은 왜 경증환자 진료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정부는 정책마련에 앞서 그 근본원인을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