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3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49세 흡연자 만성폐쇄성 폐질환에 폐나이 68세

금연상담 병행시 본인 의지보다 3배이상 상승효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흡연자들의 폐나이를 측정해 발표했다. 그결과 40대의 폐나이는 70세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49세 김모씨는 올해 검진에서 본인의 폐 연령을 듣고 깜짝 놀랐다. 지난 30년 동안 담배를 피워오면서도 흉부 X-선 사진이나 폐기능 검사에서 정상이라는 말을 해마다 듣고 내심 안심해오고 있었지만, 자신의 폐 연령이 68세에 해당된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흡연자의 폐 연령

담배를 피우면 폐암, 후두암을 비롯한 여러 암과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질환, 뇌질환이 많이 생기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흡연은 폐기능 저하와 만성 기침,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폐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상 성인에서도 20대를 정점으로 점차 폐기능이 저하되지만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는 폐기능이 나빠지는 속도가 정상 성인의 2배가 되고, 이러한 효과는 점차 누적되어 나이가 들수록 폐기능이 나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비흡연자의 연령과 폐기능사이의 관계를 토대로 흡연자의 폐 연령을 계산할 수 있으며, 김 모 씨의 경우 폐 연령은 실제 연령보다 약 20세 정도가 많은 상태로 평가되었다. 물론 담배를 끊으면 폐 기능의 악화를 막을 수 있는데, 금연 후 초기 2년간은 폐기능이 호전되기도 하고, 그 이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정상 성인과 같은 속도로 폐기능이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를 괴롭히던 만성 기침과 가래도 금연 후에는 현저히 개선되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흡연

한편 오랜 흡연으로 인해 기도와 폐포가 파괴되어 생기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흡연자에서 발생하는 가장 치명적인 질환 중의 하나로 미국에서는 전체 사망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2003년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보고에서는 성인 남성의 10.9%에서 폐기능 이상을 보였다.

특히 20갑 이상의 흡연량이 있는 45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3명 중에 한명 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특히 이 병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폐기능의 이상은 이미 진행되기 마련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폐기종과 만성 기관지염을 합쳐 부르는 용어로,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으로 외국 자료에서는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가 10배 이상, 우리나라에서도 3배 가량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폐기능 검사를 통해 진단하지만, 영상을 통해 미세한 초기 손상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흡연자에서 폐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일부에서 선택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저선량 흉부 CT가 그것으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시행한 2만 7천 여 건의 검사 결과를 분석하면, 비흡연자에 비해 과거 흡연자에서 이상 소견이 3.6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비흡연자에 비해 현재 흡연자에서는 이상 소견이 5.4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으로 폐를 지키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금연클리닉의 이철민 교수(가정의학과)는 “금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을 하겠다는 본인의 선택이다”며 “일단 금연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널리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많은 흡연자들은 ‘금연은 의지의 문제’라고 하면서 상담이나 약물 치료의 필요성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의지에 의해서만 담배를 끊을 확률이 3~5%인데 비해 상담을 병행했을 때 추가로 3배까지의 상승효과, 그리고 약물 치료를 병행했을 때 최대 3배까지의 추가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이런 효과를 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보건소에서 금연 상담과 약물 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고, 바쁘거나 방문이 불편한 경우에는 금연 콜센터(1544-9030)를 통해 역시 무료로 지속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학병원을 포함한 여러 민간병원에도 금연 클리닉이 개설되어 있는 곳이 많다.

‘1월 1일부터 금연’을 하는 구태의연한 금연 습관은 이제 버리고, 올해부터는 좀 더 체계적으로 금연을 준비해보면 어떨까? 흡연이 ‘니코틴 중독’이라는 만성질병으로 알려진 지도 이제 20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기호품 얘기를 하면서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고 호기를 부리기에는 흡연의 폐해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도움말:이철민 교수(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금연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