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발생률이 성장기 영양상태와 높은 상관성이 있다는 결과가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 신경과 정슬기 교수팀은 최근 팔 길이와 치매의 연관성을 규명한 ‘Does arm length indicate cognitive and functional reserve?'라는 제목의 논문을 SCI 학술지 ‘Int J Geriatric Psychiatry'지 2005년 20호에 게재했다.
이 논문은 ‘팔길이’에 영향을 주는 ‘성장기 영양상태’가 치매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치매 예방은 성인이 된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영·유아기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장기때 잘 먹고 건강하고 튼튼하게, 가족의 사랑을 받고 성장한 경우 팔도 길고, 키도 크고 결국 치매도 덜 걸린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치매 예방은 출생 직후부터 시작되며, 행복한 가정, 건강한 가정은 치매 예방의 제 1번 수칙”이라고 강조했다.
정교수는 또 “남원지역 사회연구를 통해 노암동 일대 65세 이상 노인 235명을 검진·연구한 결과 팔 길이가 치매 여부를 좌우하는 인지력(기억력, 시공간 지납력, 계산능력, 추상능력, 시공간 감각) 및 기능력(전화하기, 차타고 목적지 가기, 밥하기 등)과 중요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교수가 직접 개발한 인지능력 검사도구인 KmMMSE(Korean version of modified Mini-Mental State Examination·기억력, 계산능력, 추상능력 등 인지력을 측정하는 도구)를 통해 노인들의 인지능력을 측정한 결과, 팔 길이와 인지력과의 관계가 1을 만점으로 0.48으로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상대적으로 팔 길이가 긴 사람이 인지력도 훨씬 뛰어나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또한 기능력을 체크하는 K-IADL(Korean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과 S-SDQ(Short-form of Samsung Dementia Questionnaire) 부분에서도 팔이 상대적으로 긴 사람이 높은 기능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교수는 “상대적으로 팔 길이가 1cm 짧아질 때 치매 걸릴 확률이 1.5배 높아진다.”며 “같은 조건의 사람에 ‘높은 교육수준’이라는 변수를 보정해도 치매에 걸릴 확률은 1.2배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치매와 관련된 연구는 주로 학력과 치매와의 연관 관계 등 지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진행돼왔으나 이번 연구는 팔 길이라는 신체적 요인이 치매발생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교수는 “팔길이는 성장기 영양 및 정서 상태를 대변해 주는 중요한 인자로 ‘신장’이라는 인자가 있기는 하지만 치매연구의 특성상 65세 이상 노인을 연구하기 때문에 척추가 휘거나, 골다공증 등의 영향으로 ‘키는 줄어든다’는 변수가 작용하여 연구의 정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위정은 기자(jewee@medifonews.com)
200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