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의 미혼인 김모 양. 최근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한달 전 음식을 잘못 먹고 복통, 설사 등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급성장염이라는 진단과 함께 1주 정도 약을 먹고 증상은 좋아졌는데 그 이후로 배가 빵빵한 느낌이 계속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방귀가 나와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 잦아졌다.
평소 소화도 잘되고 대변도 규칙적으로 보는 등 위장은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로선 혹시 장에 나쁜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걱정을 하던 중 용기를 내어 소화기내과 외래를 찾아갔다. 의사의 진찰을 받고 그녀에게 내려진 진단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이었다. 하지만 평소 소화기능에 문제가 없었던 그녀는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이런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의아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 중의 하나로 전체 국민의 약 20% 정도가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은 경련성의 복부통증, 배변 습관의 변화(대변이 설사 또는 변비가 된다든지, 배변 횟수의 변화) 등이 대표적이지만 복부 팽만감과 함께 방귀가 잦아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급성 장염을 앓고 나서 발생하는 경우는 '장염 후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하며 급성 장염을 앓고 난 후 3-3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염증에 의해 내장 감각이 예민해지거나, 장점막 방어벽의 손상, 소장 내 세균 과증식 등이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저절로 호전되지만 일부의 환자에서는 증상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일반적인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치료를 하게 된다.
위 경우와 다르게 평소 시도 때도 없이 방귀가 나온다고 병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 더군다나 방귀 냄새가 독하면 혹시 장에서 뭐가 썩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한다.
최근 모 방송국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장트라블타’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소재로 웃음을 주는 연예인이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사람에 비해 방귀를 자주 뀌거나 냄새가 독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방귀를 뀐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5-15회의 횟수로 총 600-1300 cc 정도의 방귀를 뀐다는 보고가 있다. 방귀의 냄새는 섭취한 음식에 따라 다르며 특히 달걀이나 고기류를 섭취하는 경우 산화 유황과 같은 가스가 포함되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하지만 방귀의 횟수나 양이 많다거나 독한 냄새가 난다고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체중감소(평소 체중의 10%감소)나 대변의 이상(피똥(혈변)이나 곱똥(점액변), 물에 둥둥 뜨는 변(지방변)이 동반되는 경우는 소화기내과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이런 경우는 아니나 배가 빵빵해서 불편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방귀가 자주 나와 민망할 경우는 다음과 같은 주의 사항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1. 장내 가스를 증가시키는 탄산 음료(사이다, 콜라)의 섭취를 피하고, 껌을 씹지 않는다.
2. 과당이 들어 있는 단음식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수)의 섭취를 피한다.
3.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유당 분해효소가 없어 우유 등 유제품 섭취 시 가스 생성이 증가할 수 있다.
4. 녹말이 많이 포함된 콩류 음식이나 섬유질 성분이 풍부한 보리밥, 현미, 양파, 브로콜리, 양배추 등은 모두 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음식이므로 섭취양을 조절한다.
5. 사과와 배 같이 수용성 섬유질이 많은 과일의 경우 장을 자극할 수 있어서 가스가 많이 차서 불편한 경우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6.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잘 씹어 먹지 않는 경우에도 가스가 많이 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