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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한국 남성 10명중 3.6명 ‘비만’…미국인 보다 무겁다

10년전 25.1%에서 36.2%로 급증, 50대 이상 40% 넘어


“허리띠가 늘어날수록 당신의 수명은 짧아집니다.”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경고하는 문구이다. 세계는 지금 ‘비만’을 주요 질병으로 규정하고 ‘비만과의 전쟁’이 한창.

과거에는 비만을 단순히 “지나치게 살이 쪘다거나 몸집이 큰 사람”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비만이 각종 성인병이나 중증 질환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미용적인 측면 뿐 아니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11월경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성인 남자 100명 중 무려 36명이 비만”이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수치는 비만인구가 많은 미국의 비만율에 웃도는 수치.

무엇보다 10년 전 25.1%로 평균보다 낮았던 남자 비만율이 36.2%로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남자 중에서도 특히 60대(46.2%), 50대(42.4%), 30대(41.7%) 등의 비만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50~60대 연령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비만으로 인해 질환이 악화되거나,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의학저널을 통해 수차례 발표된 것처럼 비만은 암 위험률을 높이고 여성들의 불임률을 높이며 남성의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비만인이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했을 때 당뇨는 물론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 각종 심장질환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방심하고 있던 사이, 비만은 질병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 비만은 ‘과체중’이 아니라 ‘체지방 과잉 축적’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만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비만=과체중”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비만은 과체중 보다는 체지방의 과잉 축적에 의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고도비만 전문병원 예다인외과 권수인 원장은 “비만은 체지방의 구성비율이 18%를 넘어 과잉으로 축적된 상태”이며 “보통 임상적으로 남성은 20%, 여성은 30% 이상 증가했을 때 비만이라고 판단한다”고 비만의 기준을 설명했다.

권 원장은 “비만 지수를 측정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많이 이용되는데,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누어 계산한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과체중을 BMI 25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맞지 않아 23 이상은 과체중으로, 30이상은 고도비만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가령 키가 174cm, 96kg이 넘는 남성의 경우 BMI가 31.71로 비만이다. 만약 동일한 키에 몸무게가 110kg을 넘으면 BMI 36의 고도비만이다. 물론 단순히 BMI만으로 비만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다. 개인에 따라 체지방, 근골격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수치를 알기 위해서는 체지방계로 측정이 필요하다.

▶ 고도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바뀌어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비만 환자는 서양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였다. 그러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폭식, 불규칙한 식생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비만을 넘어 ‘고도비만’의 문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최근 정부가 앞장서 비만을 주요 질병으로 규정하고 치료하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그러나 이미 고도비만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한 상태여서 정부도 이들에 대해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예다인외과 권수인 원장은 “고도비만 환자들은 식이요법과 운동, 일반적인 시술로 치료하기엔 어렵다”며 “대부분의 환자들은 식욕을 억제하지 못 하고 운동을 한다 해도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환자들의 고충을 전했다.

권 원장은 “지방흡입과 같은 시술도 사실상 고도비만 환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살이 찐 부위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며 “부분적으로 체형을 교정하기 위해 하는 시술은 이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고도비만 환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나 시선이 이들을 더욱 바깥으로 나올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권 원장은 말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싶어도 뚱뚱한 체형 때문에 차별을 받거나 따가운 시선을 받은 일이 많아, 다시 외톨이처럼 혼자 지내게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와 관련 권수인 원장은 “고도비만을 단순히 미용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비만도 하나의 질병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시선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