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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사장터, 주도권 시프팅 할 것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 비즈니스의 성패는 오프라인적인 요소에서 판가름나는 경우가 많다.
논의를 전자상거래로 제한한다면, 충성도 높고 예측가능성이 있는 소비자집단, 유기적인 배송체계, 그리고 해당 비즈니스 업체의 신인도가 중요한 요소로 거론된다.
가격이나 머천다이징 같은 ‘기본 중의 기본’ 요소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향평준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사협회가 지난달 말 야심차게 문을 연 ‘의사장터’는 이런 시각에서 볼 때 매우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의 의사회원, 규모를 바탕으로 한 ‘일류’ 배송업체, 그리고 ‘대한의사협회’라는 최고의 신인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를 기준으로 의사장터 회원수는 3천5백명을 넘어섰고 매출액도 가시적인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의사장터 ‘효과’는 지난달 그랜드 오픈때부터 감지되던 터였다. 당시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공급가를 인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의사장터 측에 따르면 오픈 이전과 비교할 때 현 시점의 전반적인 시장가격은 30% 가량 인하된 것으로 전해진다. 모 인사의 말대로 “의사장터에서 구매하지 않아도 회원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의사장터라고 해서 작금의 가격인하 경쟁을 느긋하게 즐기고만 있을 여유는 없다.
다만 출혈의 기미가 보이는 가격경쟁이 오래 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세적인’ 가격인하보다는 점진적인 시장강화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시장이 진정되고 진입자에서 주도자로 입지가 변경되는 순간, 더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하나 더.
‘의사장터’는 상거래의 주도권을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시프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또하나의 미덕을 갖는다. 이 점은 사실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거래업체의 이윤이 아닌 의사들의 협회, 궁극적으로는 각각의 회원에게 이윤이 돌아가야하는 이 시스템은 가격이나 구색과 같은 개별요소 뿐 아니라 상거래의 틀 자체를 개혁할 수 있는 동력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앞으로 의사장터의 추이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