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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2008 국정감사에서 돋보인 '5人5色'

집중 조명된 전재희·변웅전·정형근·주수호·송재성씨들

10월6일부터 시작됐던 보건복지가족부와 산하기관의 국정감사의 공식 일정이 24일자로 우선 일단락됐고 20일 파행으로 제대로 열리지 못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국감만 29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발 멜라민 파동으로부터 출발했던 이번 국감은 여·야할 것 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보건복지가족부를 겨냥해 안이한 대처를 질타하며 안전대책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어 의료광고사전심의 수수료 편취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 단체장들이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추궁을 받았다.

전현희 의원으로부터 의료광고 수수료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며 폭격을(?) 맞은 주수호 의협회장은 잘못을 시인한 타 단체장들과 달리 정당성을 들며 반박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의협이 국감이후 전현희 의원에 대한 매도성 비난 등 복지위 권위에 정면 도전했다는 이유로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인태반 의약품 불법유통 문제 및 과대광고 등으로 인해 관련 제약사들의 사장들이 증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복합제 제네릭 생동성 시험 및 약물오남용과 의료기관 부당청구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국감 중반부에서는 무엇보다 쌀 직불금 논란의 중심에선 이봉화 복지부차관 문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결국 이차관은 자진사퇴하기에 이르렀고 공무원들의 쌀 직불금 부정수령 행위는 전 정치권으로 확대됐다.



[국감장에 선 5인5색]
이번 국감에서는 철저한 준비와 날카로운 질의로 주목받은 의원들도 있지만 다른 차원(?)에서 집중 조명된 인물들의 표정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주도한 ‘변웅전’
=30년간 명 MC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 온 변웅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그의 진행솜씨는 역시 탁월했다.

자칫 딱딱하고 여·야간 대립으로 삭막해 질수 있는 국감 분위기를 특유의 촌철살인의 언어로 부드럽게 국감을 이끌어 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진행발언은 위트가 넘친다.
“과거에 위험이 닥쳤을 때 봉화를 피워 위험을 알렸다. 봉화가 문제다. 하필 복지부 차관이었는지 ”(이봉화 복지부차관의 쌀 직불금 문제로 복지위 분위기가 안 좋아 졌다며)
“하필이면...”(참고인에게 추가질의를 요구하자 때 마침 참고인이 잠깐 자리를 비우자)
“어떻게 아셨습니까?...농담입니다”(발언시간을 요구하는 모 의원이 복지위원장이 자기를 싫어한다고 하자)
“우리 위원회의 나이팅게일 입니다”(이애주 의원을 소개하며)
“의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의원이십니다”(대한약사회장 출신 원희목 의원을 소개하며. 원의원은 즉각 아니라고 해명)



△복지위에 찍힌(?) ‘주수호’
= “사과할 일도 이유도 없다”
의료광고수수료 편취 문제와 관련해 참고인으로 국감에 출두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은 전현희 의원의 지적에 조목별로 정당성을 주장하며 타 단체장과 달리 사과를 거부했다.

다음날 의협은 전의원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고 전형적인 흠집내기라며 반박자료까지 내며 총체적으로 대응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국회 복지위는 이 같은 의협의 태도는 국회의 권위에 명백히 도전하는 행위라며 상당한 불쾌감과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협이 전현희 의원을 매도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국회에 재출석 시켜야 함은 물론 의협의 행위에 대해 복지위 차원에서 심각히 다뤄져야 한다”며 좌시하지 않을 분위기다.

아울러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도 자신을 비난한 의협 인사들에 대해 명예훼손을 거론하고 나서 향후 사태추이가 예의주시되고 있다.



△“비겁하다”-야당의원들의 폭격 맞은 ‘정형근’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모든 눈들은 정형근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몰렸다.
쌀 직불금 수령자 명단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야당의 공세에 그는 곤혹을 치뤘다.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명단 공개를 거부한 정이사장에게 격분한 한 야당의원은 “3선의원 출신인 정형근 이사장이 언제부터 그렇게 비겁했나. 적어도 예전 3선 국회의원이었던 정이사장이 국감장에서 이렇게 비겁하지는 않았다”며 질타했다.

“자료를 공개하라”, “공개할 수 없다”, “국감 먼저 진행하자“ 등의 설전이 오간 후 휴정 된 국감장에서 나온 정이사장은 “본인이 들어온 지(이사장 임명) 1달인데 굳이 감추고 은폐할 이유가 없다. 국정감사라 하더라도 법원 판례상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관장으로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법원이 판단하는 것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이날 건보공단 국감은 파행. 오는 29일 속개될 예정이다.



△전재희-송재성 무난한 국감
=노련한 전재희 복지부 장관, 그리고 정형근 이사장과 대조적으로 탈 없이 국감을 마친 송재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었다.

전재희 장관은 복지부의 수장으로써 복지부 및 산하기관의 문제점들이 집중됐지만 특유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며 국감에 담담하게 임했다.
이봉화 차관의 경우처럼 개인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3선의원 출신이자 복지위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막힘이 없이, 시인할 것은 시인하고 해당사안에 대한 답변도 흠잡힐 일이 없었다.

6개월 간 공석 끝에 심평원장으로 임명된 송재성 심평원장의 경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심평원의 국감을 마쳤다.

한 야당의원은 “송원장은 보건복지 분야에서 활약한 32년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정책의 변화와 실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평원의 수장으로 임명된 것은 늦었지만 대단히 다행스런 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버려진 카드, 이봉화 차관
=이봉화 차관의 쌀 직불금 논란은 이번 복지위의 최대 화두였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여당의 버려진 카드(?)가 된 이차관은 결국 자진사퇴하기에 이른다.

그는 사퇴의 변을 통해 “실수를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직불금 제도가 개선돼 실제 가난한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차관으로부터 시작돼 전체 공직계로 옮겨 붙은 쌀 직불금 불법수령 문제는 더욱 더 활활 타오르고 있어 향후 추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