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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환율 44%까지 눈덩이…엔화 대출發 ‘쓰나미’?

개원가, 경영난에 설상가상…원화대출-연장 놓고 골몰

가뜩이나 경영난을 호소하는 개원가에 이번엔 엔화 강세에 의한 ‘엔화 대출’ 태풍 주의보가 내려질 것 같다.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엔 캐리 청산 등의 원인으로 상승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17일 현재 100엔당 원화 환율은 1090원 수준으로, 저점인 2006년 7월 9일의 759원보다 44% 상승했다.

기준점을 1년전인 작년 9월 17일(821원)과 9개월 전인 작년 12월 17일(833원)로 잡아도 각각 33%와 31%의 가파른 상승률이다.
이에 따라 엔화대출을 받은 의료기관은 해당 상승률만큼의 원금과 이자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실정이다.

2006년 9월에 6천5백만엔을 대출받은 A병원은, 당시 원화 기준으로 5억2천만원을 손에 쥐었으나, 현재 갚아야 할 원금은 7억1천만원이다.
작년 9월 5천4백만엔, 4억4천여만원을 대출받은 B병원의 현재 부채규모는 5억9천만원으로 늘어났다.

대출 금리의 상승세도 마찬가지. 런던 리보금리에 연동하는 특성상 2006년 2% 후반이던 이자율은 현재 신규 대출은 3.5~3.8%, 연장대출도 3% 초반대로 상승했다. 1천만엔당 월 5만원 내외의 추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정도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엔화 대출의 용도를 신축 및 증개축, 의료기기 구매 등에 한정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운영자금’ 용도로는 신규는 물론 기존 대출의 연장도 불가능하다.
이는 2000년대 엔화 약세의 훈풍을 타고 엔화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 등에 전용한 사례가 많았던 데 대한 후폭풍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에는 해당 대출을 원화 기준의 대출로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추가되는 이율은 4~5% 수준. 1억원당 월 40만원, 5억원은 2백만원 내외의 추가부담을 안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만기가 도래하는 엔화 대출의 경우, 원화대출로 갈아타거나 엔화 대출로 연장을 하는 것 외에 현실적 대안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러나 원화대출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이자율 부담이 만만치 않고, 엔화 대출의 경우 연장조건 구비와 엔화 추가상승이라는 우려를 안아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닥터 멤버스의 김태완 이사는 “원화대출로 옮기면 기존의 환손실을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엔화대출의 연장을 권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금융감독원의 규정이 예전보다 강해지긴 했지만, 시설 개보수 및 의료기기 구매와 같은 용도를 증빙할 서류만 준비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연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한편 향후 엔화의 추세는 전문가들도 단언을 꺼리고 있다. 김태완 이사는 “현재가 고점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추가상승의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환 리스크를 방어할 헤징용 선물을 권하기도 한다.

개별 의료기관은 재정상황과 부담능력, 상환 일정 등의 변수들을 모두 꺼내들고, 전문가와 구체적인 부분을 놓고 상의를 해야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