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능 저하로 신체 및 면역기능이 떨어진 진폐증 환자가 위암 및 폐렴으로 사망한 경우도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4부(김능환 부장판사)는 19일 수년간 진폐증을 앓다 위암에 걸려 투병중 폐렴까지 겹쳐 숨진 전직 광부 허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 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진폐증이 위암과 폐렴의 직접적 원인은 못되지만 이씨가 이 질환을 오랜 기간 앓으면서 전신이 쇠약해지고 면역체계가 악화된 것은 사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진폐증 환자는 스트레스와 약물치료 등으로 위궤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위궤양은 위암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의학계 보고가 있다"며 "진폐증에 따른 `만성 폐쇄성 질환'은 폐렴 사망률을 증가시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사망한 허씨는 1960년부터 12년간 광부로 일했으며, 1995년부터 진폐증을 앓아 오다 2002년 위암에 걸려 항암치료와 위 절제수술을 받고 투병중 폐렴까지 겹쳐 사망했다.
위정은 기자(jewee@medifonews.com)
200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