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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대공협, 의협회장선거 간선제 도입 “반대”

“선거인단 로비 등 불협화음 논란의 소지 많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간선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성명서를 각 지역 의사회 및 협회에 발송했다.

대공협은 성명서에서 간선제 도입이 회원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으며 선거인단에 대한 로비로 선거가 얼룩질 위험이 있고 회비 미납회원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더 정확한 후보 검증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고 선거를 계파 간 주도권 다툼의 장으로 만들어 지역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의원 선출을 민주적인 직선제로 바꾸고 직역별로 대의원 의석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일이 의협회장 간선제 도입보다 더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성명서 내용이다.

[성명서]
제60회 정기 대의원 총회를 앞두고 의사 사회 일각에서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간선제 도입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 3000 공중보건의사들은 이러한 의견이 의협과 의사 사회에 대한 걱정과 애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현재 의협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 직선제의 부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도 순진하고 위험한 생각이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은 사회 전반의 변화 및 의사 사회 구성원들의 증가·다양화·위기의식 고조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시대에 역행하는 간선제의 도입을 반대하며 직선제의 문제점으로 제시된 다섯 가지 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1. 투표참여율 저조 주장에 관하여
저조한 투표율이 문제가 된다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며 이를 이유로 간선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와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또한 이 주장은 투표율이 저조하다 하더라도 간선제 보다는 보다 많은 회원들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는 직선제의 가장 큰 장점과 회원들의 무관심을 부추기게 된다는 간선제의 가장 큰 단점을 간과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의협의 구조에서 간선제는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에는 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대의원 선출이 회원들의 의지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의원 선출을 민주적인 직선제로 바꾸고 직역별로 대의원 의석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일이 의협회장 간선제 도입보다 더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2. 과다한 선거 비용 주장에 대하여
간선제 도입 시에는 투표에 참여하는 숫자가 줄어들게 되어 홍보를 비롯한 제반 비용이 절감되어 선거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는 건강보험 수가를 낮추면 전체 의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만큼이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간선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소수의 투표인단을 직접 설득하고 포섭하는 과정에서 들어갈 비공식적이고 떳떳하지 않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간선제를 통해 선거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며, 또한 깨끗하고 공정해야할 선거 자체가 혼탁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의협의 명예가 실추 될 수도 있다.
설령 비용이 더 들더라도 회원들은 민주적인 직선제를 원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3. 회비 미납회원의 선거권 제한에 대하여
회비 미납회원의 선거권 제한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가치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책적인 측면의 결단이며, 향후 상황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는 부분이다. 회비 미납회원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는 사안의 경우에는 회비 미납회원에게 투표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직선제를 간선제로 전환하는 것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없다.

4. 정확한 후보 검증의 어려움 주장에 대하여
깨끗하고 능력 있는 후보를 가려내기위해 간선제를 도입하는 것이 직선제의 정확한 후보 검증이 어렵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엔 충분하지 못하다. 간선제 하에서도 후보에 대한 정확한 검증을 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며, 후보 검증은 소수에 의한 검증의 깊이도 중요하지만 많은 수가 참여하는 다방면의 검증도 중요하다. 간선제에서는 투표에 참여하는 수가 적은만큼 다양한 측면의 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깊이 있는 검증이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합의된 소수의 기준 및 지연과 학연에 따라 후보선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5. 지역 간 갈등 심화 주장에 대하여
간선제 전환 시 투표인원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보의 선출에 관한 큰 틀의 합의가 쉬워질 수는 있으나, 이것이 지연 및 학연에 따른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간선제는 의협 회장 선거를 다수의 대의원 의석을 선점한 집단에 의해서 혹은 특정 계파 간의 합종·연횡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담합과 주도권 다툼의 장으로 만들 것이며 이 경우 대한의사협회 내부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범세계적인 민주화의 추세에 역행하는 간선제 도입에 대해 3000 공중보건의사들은 심히 우려가 크며 이에 다른 정치적 또는 이념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힘들다.

의협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건 지금이야말로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의협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이다.

회원들을 사분오열 시킬 수 있는 일각에서의 의협회장의 간선제 주장은 철회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의협 내부에서 건전한 비판과 토론 문화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