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006년 12월 29일 ‘좋은 약을 싼 값에 국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캐치프레이를 내걸고,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라는 정책을 추진한다.
정부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통해 건강보험재정 중 가장 큰 증가세를 나타내는 약제비 절감을 통해 건보재정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제약사들의 반발을 뒤로한 채 위와 같은 슬로건을 내세워 본격적인 제도 시행에 착수했다.
이 제도 시행으로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약들의 가격 인하는 물론 개량신약과 제네릭 의약품들의 약가도 곤두박질 치게 됐다.
또한 기등재된 의약품 경제성 평가를 도입, 올해 편두통치료제와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대대적인 약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신약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을 거치는 약가협상 시스템을 도입, 신약들의 시장진입을 강력히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존 환자들이 복용하던 약들이 환자 자신들도 모르게 의사들 처방 리스트에서 사라져 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또한 신약 특히 암 및 희귀질환으로 생명의 촌각을 다투고 있는 환자들이 신약을 접할 수 있는 권리마저 자연스럽게 지연되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시행할 당시만 해도 ‘좋은 약을 싼 값에 공급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제도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생명의 촌각을 다투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가는 상황을 유발하고 있다”며 “최초 내세운 취지와 달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약제비 적정화 방안 제도 시행 전 많은 제약사들이 등재에 탈락된 의약품들이 환자들에게 비급여로 처방돼 오히려 국민들의 의료비 지출을 증가를 가져 올 것이라는 기우가 서서히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서서히 실현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보재정의 부실을 의약품 가격 인하를 통해서 잡으려는 정부의 정책이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건보재정의 안정화를 위해서 여러가지 재정 확충 및 절감 방안을 재 논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애당초 정부가 내세운 ‘좋은 약을 싼 값에 제공한다’는 정책은 현실의 경제 논리상 맞지 않는 개념이다. 정부는 ‘좋은 약을 적정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 더 논리적이지 않을 까 쉽다.
정부는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확보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제약산업을 인정하는 만큼 제약업계와 환자, 현 의료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의견 절충을 통해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