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계열 고혈압 치료제 텔미사르탄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서 심혈관 보호 효과를 입증했다. 이로써 텔미사르탄은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라미프릴과 동등한 심혈관 보호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ARB가 됐다.
미국심장학회(57th Annual Scientific Session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제 57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ONTARGET 임상연구 결과, 텔미사르탄*(상표명: 베링거인겔하임 미카르디스 /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프리토)이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높은 광범위한 환자군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및 울혈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위험을 줄이는 데 있어 현재 표준치료(gold standard)로 인정받고 있는 ACE 억제제인 라미프릴과 동등하며, 내약성은 더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다.
라미프릴을 복용한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비율은 16.46% 이었으며, 텔미사르탄을 복용한 환자는 16.66%였다. 상대적인 위험(라미프릴 군과 비교한 텔미사르탄 군의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의 비율)은 1.01로, 95% CI는 0.94~1.09였다.
이로써 텔미사르탄은 광범위한 심혈관계 위험도가 높은 환자군에서 혈압강하 효과뿐 아니라 심장과 혈관 보호효과까지 입증된 유일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RB)가 됐다. 현재까지는, ACE 억제제인 라미프릴만이 이러한 보호효과를 입증했다.
라미프릴의 심혈관 보호효과를 입증했던 지난 2000년 HOPE 임상시험은 라미프릴로 치료 받은 환자의 심혈관계 위험도가 위약에 비해 약 20% 감소됨을 보였다. 이는 고위험 환자군에서 심각한 심혈관 질환 발생이 1/5 정도 예방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ONTARGET 임상시험을 통해 텔미사르탄 역시 이와 동등한 효과를 지녔음이 입증된 것이다.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치료 및 심혈관 보호에 있어 내약성과 순응도는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ONTARGET 임상시험에서 텔미사르탄은 전형적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 부작용과 관련해, 널리 사용되는 ACE억제제인 라미프릴에 비해 내약성과 순응도가 더욱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ACE 억제제에 대한 내약성이 없는 환자들은 임상시험에서 제외되었으나, 라미프릴 치료군 환자들 중 360명이 기침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반면, 텔미사르탄 군에서는 이러한 환자가 93명에 불과했다. 또한 라미프릴 군의 경우 25명의 환자가 혈관신경성 부종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반면, 텔미사르탄 군에서 이러한 환자는 10명뿐이었다.
ONTARGET 임상시험 프로그램의 운영 위원장이자 캐나다 해밀턴 맥마스터 대학 공중보건연구소 소장(Director of the Population Health Research Institute at McMaster University, Hamilton, Canada)인 살림 유스프(Prof. Salim Yusuf) 교수는 “ONTARGET 임상시험 결과, 텔미사르탄은 내약성이 뛰어나며,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높은 환자군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뇌졸중, 심근 경색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예방하는 데 있어 라미프릴과 동등한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이는 심장질환 환자의 관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이로 인해 고위험 환자군의 치료에 있어, 효과적이면서 내약성이 우수한 새로운 치료방법을 갖게 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ONTARGET 연구에서는 텔미사르탄과 라미프릴의 병용투여 연구를 통해서 의학계의 주요 의문점이었던, ACE 억제제와 ARB의 병용 투여, 즉 레닌-안지오텐신계(RAS)의 이중억제가 단독 투여보다 추가적인 보호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ONTARGET(ONgoing Telmisartan Alone and in combination with Ramipril Global Endpoint Trial)은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으로서, 정상혈압을 가지거나 혈압이 조절된 2만5620명의 고위험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5.5년의 기간에 걸쳐 실시된 ARB계열 역대 최대 규모의 심혈관 임상시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