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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얀센, 정신분열병치료제 ‘할돌’ 발매 50년

인베가에 이르기까지 50년간 18개의 정신분열병 치료제 개발


올해는 정신분열병을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바꾼 얀센의 정신분열병 치료제 ‘할돌(HALDOL, 성분명 할로페리돌)’이 세상에 선을 보인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할돌은 정신분열병에 대한 과학적 치료의 전기를 마련한 약으로 평가 받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높이 평가되고 있다. 얀센은 할돌 이후50년 동안 무려 18개의 정신분열병 치료제를 선보여 정신분열병 치료제 개발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왔다.

할돌이 개발되기 전에도 약물치료를 하긴 했으나 잠이 오는 약, 머리를 멍하게 만드는 약을 줌으로써 환자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이 전부였다. CPZ(Chlorpromazine: 클로르프로마진)같은 약이 가장 대표적인데 주로 히스타민 수용체와 무스카린 수용체에 작용하여 졸리게 하고 자율신경계에 대한 작용이 주를 이루는 약들이었다.

1958년 얀센의 창립자인 폴 얀센(Paul Janssen, 1926~2003, 사진) 박사가 최초로 도파민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정신분열병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다. 정신분열병은 도파민 분비과잉이라는 병리적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도파민 분비를 조절하는 것이 합당한 치료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할로페리돌(Halroperidol)이다. 얀센 박사는 할돌을 개발하게 된 경위를 이렇게 회고했다.

“암페타민(마약의 일종)을 먹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을 본적이 있어요. 암페타민은 뇌의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켜 환각을 일으키죠. 그래서 생각했죠. 정신분열병으로 인한 환청과 망상도 도파민의 분비를 억제하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할돌의 개발은 정신분열병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환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에 대해 연구하고 병리적인 치료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약은 정신분열병 치료에 중요한 변화를 일으켰다.

전두엽 절제술이나 전기충격치료 등의 처치를 하지않고는 수용시설을 떠나 생활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정신분열병 환자들이 병원외래 치료만으로 증상 없이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약을 꾸준히 복용하기만 한다면 더 이상 잠을 자지 않을 때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되었고,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게 됐다.

할돌은 현재 정신분열병 치료제로 WHO가 정한 필수의약품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할돌 이후 50년 동안 얀센은 무려 18개의 정신분열병 치료제를 개발했고, 그 중에는 리스페달(성분명 리스페리돈) 등은 할돌에 버금가는 혁신을 제공했다. 이러한 약물발전의 결과 서구 선진국에서는 정신 병동수의 절대적인 감소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인구 천명 당 2~4병상이던 정신치료 수용시설이 인구 천명 당 1~2병상으로 줄어들었고, 환자들은 수용시설을 벗어나 가족들과 지내며 완치의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에 미 FDA에서 ‘정신분열병의 재발방지’효과에 역사상 처음으로 치료 적응증을 받은 인베가(성분명 팔리페리돈)는 2003년 작고한 폴 얀센 박사의 숨결이 담긴 마지막 작품이다. 정신분열병 치료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였던 빈번한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면 또 한번의 혁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