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유전체역학연구를 위한 대규모 한국인 유전체 코호트가 구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아시아 컨소시엄의 의장으로 피선됨에 따라 한국이 동북아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역학연구의 주도적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14~15일 양일간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소(소장 Lee Hartwell 박사)에서 개최된 아시아지역의 코호트 컨소시엄을 구축하기 위한 국제협력회의에서 서울의대 유근영 교수(한국 유전체 역학연구회 회장)가 아시아 컨소시엄의 의장으로 피선돼 주목을 받았다.
이 회의에는 한국질병관리본부 유전체연구부 박 찬 박사(KHGC 코호트)와 국내 유전체 코호트 전문가 6명을 포함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 코호트 책임 연구자 36명이 참석했다.
이번 컨소시엄에서는 미래의 질병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국제적 코호트 연구방법을 표준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다뤄져 식이습관, 육체활동량, 음주흡연, 직업 및 환경, 추적방법, 생체시료의 분리 및 보관, 임신-분만, 기존 코호트, 자료 관리의 9개 분과(working groups)를 두기로 정했다.
각 분과에서는 각기 다른 사회적 환경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코호트 구축 자료를 통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 올 9월 개최 예정인 차기 서울대회를 통해 중간보고에서 문제점을 보완하고 향후 1년 이내에 통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의 마지막 날 열린 총회에서는 서울의대 유근영 교수와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의 Potter박사가 만장일치로 공동의장에 선출됐으며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가 직업 및 환경 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피선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시아 지역 코호트의 컨소시엄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운영위원회를 구성, 한국 대표로는 강대희 교수(서울의대), 중국 질병관리본부의 비전염성질환부장인 Fan Wu박사, 국립싱가포르대학교의 Chia교수, 말레이시아 국립분자생물학 연구소장인 Jamal 박사, 일본 아이찌암연구소의 Tajima박사, 영양역학의 대가인 인도의 Sinha 박사, 대만의 성공대학교 Pao 총장이 선출됐다.
이날 행사에서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의 소장인 Lee Hartwell 박사는 “향후 조기 암지표의 발굴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해 역학을 전공하는 대부분의 참석자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서울의대 유영근 교수는 “이 컨소시엄이 완성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 지역에서 200만명 이상의 코호트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적 공동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돼 향후 원인 미지의 질병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푸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국내에도 일부 유전체 검사가 가능한 코호트가 구축되어 있으나, 지역과 연구 방법이 서로 다르고 규모가 작아 향후 국제연구를 선도하기 위해 대규모 코호트 구축 필요하다”며 “인간유전체지도의 완성으로 질병원인 및 치료제 개발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경비를 절감하고 생산결과를 인종 및 국가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지역과 인종간 연구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전세계연구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은 기자(medifojieun@paran.com)
200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