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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화장실 노크가 잦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 의심을

주부 최모씨는 최근 하루하루 긴장 속에 살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6달 전부터 갑자기 복부에 고통이 찾아오면서 반복되는 설사·변비와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설사와 변비는 그렇다고 쳐도 복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이 수시로 찾아와 화장실 찾는 횟수가 늘고 있다. 어느 날은 1시간 간격으로 배가 땡기고 아랫배가 아파와 노이로제 직전까지 갈 뻔한 적도 있다. 심지어 하루에 화장실을 10번 넘게 찾은 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신경이 날카롭게 변해 예전보다 부부싸움 횟수도 덩달아 늘고 있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최씨의 병명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을 느끼고, 변비나 설사를 동반하는 증후군을 말한다. 특히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배 정도 발병확률이 높다.

해우소 한의원 김준명 원장은 “환자들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낮아 증상이 심각했을 때 병원을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복부의 고통, 설사와 변비가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일반인들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나타나면 ‘그냥 배가 아프네’ 또는 ‘뭘 잘못 먹었나?’라고 치부하고 소화제, 지사제 등으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큰 실수다. 가벼운 소화계통의 문제라면 알약으로 끝낼 수 있지만, 질환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고통은 더 오래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준명 원장은 “성인들이 일생 중 한번 정도는 이 질환들에 걸리기 때문에 증상이 약하거나 만성이 아닐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지 않고 변비약만을 맹신하다보면 만성으로 확대돼 생활 속에서 큰 불편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습관이 예방의 첫 걸음=이 질환의 원인은 불규칙한 생활과 식습관,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10명 중 7명은 불규칙한 식사, 반복적인 다이어트로 인한 폭식과 거식의 반복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식사를 거른다든지 식사량이 일정치 않은 경우 그만큼 발병 확률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성격이 예민하거나 신경질을 잘 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우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하루 1시간 정도의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식습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아무리 바빠도 아침은 꼭 챙겨 먹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육식은 가급적 피하고 섬유소가 풍부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으면 소화기에 무리를 덜 주게 돼 효과적이다.

이와 더불어 산책, 조깅,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더한다면 더욱 좋다. 유산소 운동들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장 건강에 좋다.

변비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고통 받고 있는 여성 환자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걷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운동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 20분 이상은 걷는 것이 좋고, 일을 할 때는 10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줘도 큰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할 때는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을=이같은 예방을 해도 복부의 고통이 여전하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내원하는 환자들의 90% 이상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소화제에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러한 것들은 순간적인 진통 효과는 있지만 병을 키우는 꼴이다. 자각 증상이 심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방에서는 감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간과 비위가 손상을 입게 된다고 보고 있다. 즉, 비위의 기능이 떨어지면 대변, 식사, 식욕 등 소화기와 관련된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여기에 간이 손상을 입으면 비위 기능을 억압해 소화기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다.

또 식사가 불규칙하고 폭식을 하는 것은 음식의 기운이 누적돼, 이로 인해 소화 장애가 생겨 변비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원장은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설사와 변비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단순한 대장 치료만으로는 완치가 어렵고, 쉽게 재발할 수 있다”며 “이럴 때는 쌓여있는 음식의 기운을 소통시켜 주고, 비위와 대장을 개선해 주는 처방을 써야 근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