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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더 자주 아프다면

전세계에서 한국 여성만큼 가족에게 헌신적인 이들도 없을 것이다.
백화점에 가도 남편과 아이들 옷에 먼저 손이 가고, 맛있는 음식도 가족들에게 양보하고, 본인의 몸이 아파도 남편 먼저 건강검진을 받게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러나 다른 모든 것을 양보해도 건강만큼은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질병이 악화되면 많은 짐을 가족에게 지우게 되며, 이것은 진정 가족을 위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폐경기 이후 건강상의 문제들이 남성보다 훨씬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부도 중년이 되면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아야 한다.
3월8일 여성의 날을 맞아, 그동안 사회적으로 덜 중요하게 취급되어왔던 주부들의 건강을 점검해보자.

▲여성이 남성보다 병에 걸리기 쉽다
평균수명은 여성이 남성보다 5~6년 길지만 각종 질병을 앓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질병별 유병률(병을 가지고 있을 확률)은 철결핍성 빈혈의 경우 여성이 남성의 3.8배, 관절염은 2.6배, 신경정신질환 2.3배, 암-고혈압성 질환 1.8배, 당뇨-갑상선 질환 1.5배, 치과질환 1.3배 등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처럼 여성의 건강도가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월경, 임신, 출산, 폐경 등 여성 특유의 신체적 특징이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의 건강문제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문제라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여성은 신체구조상 적어도 열 가지 이상 남성과 다른 건강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 예로 주부 우울증의 경우 사회문화적 원인 외에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임신, 출산, 폐경 등도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화기계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소화 기관의 길이가 길고 신체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어 변비와 장염에 잘 걸린다는 것이다. 이밖에 눈, 심장, 유방, 폐, 자궁, 비뇨기계, 무릎, 뼈도 남성과 다르고, 더 약한 인체구조상 특성을 보인다.

물론 여성은 남성보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강하며, 같은 연령의 남성에 비해 중풍이나 뇌종양 등에 덜 걸리는 등 강점이 있고 이런 치명적 질병에 덜 걸리는 특성 때문에 남성보다 장수하게 된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여성이 질병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 같은 차이를 감안하면 중년 여성의 건강문제가 중년 남성보다 더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여성 건강상 취약점 10곳 체크하라
남성과 여성은 신체구조가 다른 만큼 취약한 질환도 다르다. 남성의 경우 술·담배로 인한 위장질환과 간질환, 폐질환, 전립선 질환, 만성 피로, 각종 성인병의 위험이 잘 알려져 있지만, 여성에게 더 잘 걸리는 질환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취약한 점을 각 신체부위별로 따져보자.

*머리: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 우울증 위험이 남성의 2배. 편두통 발생률도 1.5배
*눈: 안구가 작고 비루관이 좁아 안과질환에 쉽게 노출
*심장: 남성보다 평균 10년 늦게 발병하지만 연령증가에 따라 합병증 증가
*유방: 유방암은 주로 여성의 문제
*폐: 담배연기에 남성보다 민감
*소화기계: 소화기관이 남성보다 길어 변비와 장염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자궁: 자궁암의 위험, 월경전증후군(PMS), 월경불순 등 월경에 따른 합병증
*비뇨기계: 방광염, 요도염의 발생률이 남성보다 높음. 출산의 영향에 따른 요실금 발생률이 높음
*뼈-관절: 골다공증,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무릎: 남성보다 인대가 약하고 엉덩이가 크기 때문에 쉽게 다친다

▲중년여성 폐경 후 몸의 변화에 주목하라
여성은 특히 폐경 후 몸의 변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폐경이 되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며 골다공증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등 여러 가지 신체 변화를 동반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신체변화 또한 조절되어야할 증상이지만, 더 큰 문제는 중요한 질병의 신호들이 단순한 폐경기증후군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령에 따른 일반적인 신체 변화와 질병으로 인한 증상을 구분할 줄 알아야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중년여성은 신체적 변화를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거니’ 하고 쉽게 넘겨서는 곤란하다. 예를 들어 아랫배가 나오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일 수도 있지만 난소암으로 골반에 복수가 차기 때문일 수 있으며, 숨 차는 것도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폐-심장 질환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를 방치하면 큰 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나이에 맞지 않는 신체변화는 일단 병을 의심해야 한다.

폐경이 되었는데 월경이 있다든가, 이유없이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이럴 때는 바로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주목해야할 중년여성의 건강이상 증상
중년여성의 10대 사망원인별 질병을 중심으로 더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할 증상을 각 부위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뇌: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다. 발음이 부정확하다. 걸을 때 균형을 잃는다.
*갑상선: 목에 혹이 만져진다. 더위-추위에 못 참는다. 잘 붓고 체중이 늘거나 반대로 몸에 열이 많이 나면서 살이 빠진다. 가슴이 뛴다.
*심장: 활동시 가슴에 통증이 온다. 맥박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다.
*유방: 유방에 만져지는 것이 있다. 붉은 분비물이 유두에서 흐른다.
*폐: 숨이 찬다. 기침-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된다.
*간: 입맛이 없다. 눈이 노랗거나 소변이 노랗다.
*위: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다. 자장면색 변을 본다.
*신장: 아침에 얼굴이 붓는다. 소변에 피가 나온다.
*대장: 설사-변비가 새로 생겼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자궁-난소: 부부관계시 피가 묻어 나온다. 아랫배가 불러오거나 아프다. 없던 생리통이 생기거나 생리 양이 변한다.

도움말: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