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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감기처방 약품수 과다’놓고 醫↔官 공방

감기약 복합제 비급여 전환ㆍ합병증 중복 처방이 원인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발표한 지난해 2분기 의료기관의 처방 건당 약품목 수 평가 결과, 국내 의료기관이 감기 치료에 평균 5개 정도의 의약품을 처방하는 등 선진국에 비해 많은 약을 처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심평원의 결과 발표로 국내 의사들의 의약품 처방이 과하다는 여론의 뭇매를 연일 계속해서 맞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러한 심평원의 결과 발표에 모순이 있다는 입장이다.

동대문구 소재에 개원한 모 내과 전문의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감기환자의 약 처방 개수 많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 이유로 지난해 보험급여에서 제외된 감기약 복합제제로 인해 2~3가지 약을 더 처방하게 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 의료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감기약 복합제 비급여를 무리하게 추진, 처방품 수의 증가를 정작 정부에서 조장해 놓고서 이제 와서 처방 의사들의 감기약 처방 수가 많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식생활 차이로 인해 소화용제 처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빈도가 높은 편이며, 약이 많을수록 좋은 병원, 좋은 의사로 인식하는 환자들의 정서와도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다른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한 처방전 당 6가지 이상의 약이 처방 되는 경우 역시 한번 내원해 고혈압, 당뇨, 위장병, 감기약 등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특히 나이가 많으신 환자일수록 거동이 불편해 한 번의 내원으로 여러 종류의 약을 처방 받으려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사정은 생각지 않고 일방적으로 의약품의 개수만을 두고 발표하는 일은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깨는 일”이라며 “복지부나 공간, 심평원이 앞장서 국민과 의사들간을 이간질 시키는 행위는 국가 보건의료 체계의 근간을 헤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이전에도 모 포털사이트 토론장에서 한 내과의사는 약을 많이 처방하면 나쁘다라는 식의 생각은 한마디로 현실을 전혀 모르는 황당한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남겨 많은 네티즌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 내과 의사의 의견에 의하면 당뇨, 고혈압이 있는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약 개수가 4~5개이며, 만약 합병증이 있다면 그 개수는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환자들의 많은 수가 나이가 있다 보니 소화장애, 호흡기질환이 젊은 사람에 비해 많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뇨, 혈압약 처방 받을 때 다른 질환의 약까지 함께 처방 받는 것이 보통 일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함께 처방이 이뤄지면 만성질환 환자가 다른 증상에 대한 약까지 처방 받는다면 10종류 이상의 약은 쉽게 넘어가게 되고, 이렇게 처방 받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심평원에서 지적한 대로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처방을 오늘은 일단 당뇨약, 내일은 위장약, 그리고 내일 모레는 감기약 이런 식으로 하면 방문할 때 마다 진찰료를 받으니 의사들에게는 더 좋지만 당뇨, 고혈압 있는 환자들 대부분이 보통 1~2달에 한 번 병원에 오는 사례가 많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많은 데 한 번 처방할 때 약이 10개 넘어가면 안되니 내일 또 오라고 할 수 있겠냐고 반문의 글의 남기기도 했다.

내과의는 글 말미에 이런 현실은 모르고, 약 많이 처방하면 무조건 나쁜 의사인 것처럼 매도하는 복지부나 심평원이 참으로 한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모 개원의는 외국의 경우 약값이 비싸서 항생제 등 일부 약품만 의사에게 처방 받고 나머지는 슈퍼에서 구입해 함께 복용하는 사례도 많다며 일반약 슈퍼판매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