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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새해 제약계 전망①…약가인하 불구, 실적 개선 가능?

각 사별 주력제품 매출원가 개선 정도 파악 필요

국내 제약산업이 의약분업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약가인하와 보험등재의 어려움 가중 등 강도 높은 정책 규제는 그동안 해외 도입 품목 및 카피 제네릭 위주의 안일한 비즈니스 영역에 머물러 있던 국내 제약사들의 체질 개선을 자극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당분간은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품목들의 특허만료가 가져다 주는 특수 시장에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전망이나, 가까운 시일 내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보이며, 신약과 차별화된 개량신약 개발, 그리고 해외 비즈니스 확대 등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 됐다.

이러한 조짐들이 서서히 나타났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가인하에 따른 실적 개선 범위 ▲정부의 규제 강도 ▲신약개발 관련 지속적 성장 여부 ▲개량신약 개발 전략의 유효 여부가 업계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본보는 위 4가지 업계 화두를 세부적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고자 한다.

약가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은 가능한가?

지난해 연중 내내 업계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자리했던 제6차 약가재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일부 개량신약에 대한 약가인하 결정이 보류된 가운데 각 제약사별 인하 품목과 인하율은 아직 확정 공개된 상태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한차례의 약가심의를 추가로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으로, 올초 고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류된 개량신약 품목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인하 폭이 결정된 상태이며, 상위 제약사 기준으로 피해금액은 10~90억원 규모이다.

대체적으로 최악의 경우로 예상했던 최대 120~130억원 규모는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각 제약사별 피해금액이 모두 지난 2년과 비교해보았을 때 최대규모이며, 항생제이기는 하나 100억원 규모 이상의 주력 품목들이 인하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이러한 약가재평가 영향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의 실적개선이 가능한가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에서는 약가재평가 영향을 고려, 올해 주요 제약사들의 매출 성장률이 10%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고려 올해 국내 제약시장 성장률은 7%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 제약사들의 점유율 확대와 양호한 신제품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무리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주요 상위 제약사들의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13%수준으로, 약가재평가로 인하 1~2%의 매출 감소율을 고려하더라도 10% 전후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히려 각 사들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15%안팎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부터 회복되고 있는 신제품 출시 사이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년전 생동성 파문 및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등장으로 주춤했던 신제품 출시가 지난해부터 다시금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각 사별 제품 출시 스케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신약 및 대형 제네릭 제품 출시를 통해 주요 제약사들의 신제품 매출액은 최소 100억원에서 200억원 규모 이상에 이르렀다. 또한 출시 첫해 100억원 규모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시장성 있는 품목들도 다수 출시됐다. 올해에도 글아티린, 리피토 등의 제네릭 제품 출시가 예정되고 있음에 따라 각 사별로 최소 100억원 규모 이상의 신제품 매출액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같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출시되는 대형 신제품들의 매출 기여도 확대에 따라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 영향은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갈수록 약가인하에 대한 영향이 확대되는 기존의 노후화된 제품과 달리 출시 연령이 낮은 신제품들의 경우 약가인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 최근의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동향은 긍정적이다. 다만 각 제약사들의 신제품 품목이 차별성을 갖춘 도입신약 및 자체개발 신약보다는 다수 제약사들이 진입을 노리고 있는 대형 제네릭 품목에 치우쳐져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수익성 측면에서 약가인하는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이다.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금액만큼 매출원가가 높아지는 동시에 매출 총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결국 1~2%의 매출 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을 하락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주요 제약사들의 경우 원가구조가 좋은 대형 품목들의 매출기여도 확대로 매출 총이익률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특히 매출원가율이 상당히 낮은 자체개발 신약 및 개량신약 출시가 잇따르고 있음에 따라 1~2%수준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충분히 방어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자체개발 신약 매출이 가장 호조를 보였던 동아제약의 경우 매출 총이익률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고 있음을 관찰 할 수 있다. 스티렌이 출시됐던 지난 2003년 46.2%의 매출 총이익률이 지난해는 약 61.1%까지 개선됐으며, 4년간 매년 3~4%전후의 매출 총이익률 개선이 이루어졌다. 또 2004년 높은 약가의 개량신약 아모디핀을 출시했던 한미약품 역시 급격한 매출 총이익률 개선이 나타났다. 2003년 53.9%의 매출 총이익률이 지난해 약 64.6%까지 개선돼 역시 지난 4년간 매년 2~3%수준의 매출 총이익률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 이후 최종적으로 보험급여 지불주체인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통해 보험약가를 결정하고 보험에 등재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제약사들의 고가 신약 출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제네릭시장의 경우 과거에 비해 고가의 마진을 취하는 전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신약의 약가인하와 동시에 퍼스트제네릭의 기준 약가가 인하된 반면 해가 거듭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진국 수준의 생산설비에 대한 요구로 각 사별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음에 따라 향후 몇 년간 생산원가에 대한 부담이 가세할 것이라는 점도 마진율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따라서 각 사별로 주력 제품 구성의 변화를 통한 매출원가의 개선 정도와 매년 약가인하와 설비투자 영향에 따른 매출원가 부담의 크기를 저울질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 정책이 약가인하와 고가약 처방 축소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에 따라 높은 매출 총이익률의 비즈니스 구조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원가에서 이득을 취하기보다는 불필요한 영업비용 축소를 통한 판관비 절감을 통해 수익을 보전해가라는 것이 정부 정책의 의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매출 총이익률이 낮으면서 자체개발 신약 출시와 비급여 품목 매출 확대를 통해 원가개선이 되는 제약사가 마진율 방어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