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인 혈액검사에서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 음성 판정을 받은 뇌사자의 장기를 기증받은 환자 4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 미 검역당국과 병원계가 발칵 뒤집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지난 1월 일리노이주 시카고대학 병원 등 시카고 시내 3개 병원은 ‘앰허스트 희망의 선물’이라는 장기기증 전문단체가 기증한 한 뇌사자의 장기를 환자 4명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수술은 기증자에 대한 에이즈 및 간염 혈액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내려진 뒤 진행됐다.
하지만 시카고 대학병원측은 이 기증자가 숨지기 3주전 에이즈와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이로인해 이식수술 직전 실시한 혈액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지난 1일 뒤늦게 확인했다. 이 병원 장기이식 책임자 마이클 밀리스 박사가 즉시 이식환자 2명을 상대로 검사한 결과 이들이 모두 에이즈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이 확인됐다.
감염 초기의 에이즈는 통상 혈액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며 핵산 확대등 정밀 검사를 통해서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검역당국은 “이번 사건은 병원들이 장기 기증자에 대해 혈액검사만 실시한 뒤 기증받은 장기를 이식할 경우 초기 단계의 에이즈가 그대로 수혜자에게 이전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장기 기증에 대해선 반드시 정밀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1985년 버지니아주에서 장기 기증을 한 남자가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장기 기증자에 대한 질병 검사 의무화 가이드라인을 만든 바 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