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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국내 제약사, 복합제제 개발ㆍ특허출원에 박차

항암제, 항바이러스제→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녹내장 등 만성질환 복합 추세

최근 한미 FTA 타결, 포지티브 약가도입, GMP(의약품 생산 제조시설 기준) 강화 등 급변하는 제약산업환경에 대한 대응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복합제제의 개발 및 특허출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합제제는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하나의 제형으로 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개발되는 제제이다.

그간 국내 제약사들은 비타민제, 감기약, 영양주사제 등 일반의약품에서 복합제제를 적용하여 왔으나, 전문의약품 시장에서도 복합제제가 붐을 이루는 현상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전문의약품의 복합제제 또는 병용투여는 그간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혹은 호르몬제제에 한정되어 적용되어 왔다. 항암 혹은 항바이러스 치료에 있어2~4가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이른바 ‘칵테일 요법’은 90년대 중후반 무렵부터 임상적으로 활발하게 사용됐고 호르몬제제는 그 특성상 주로 복합제제로 개발되는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녹내장 등 노인성 질환을 중심으로, 전문의약품의 복합제제가 적용되는 질병군의 범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가지는 경우가 많아 이들 환자들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효과가 기대된다.

해외의 다국적 제약사들도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만료와 제네릭 의약품 출시로 인한 단일제제의 매출액 감소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복합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화이자는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성분명 베실산 암로디핀)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성분명 아트로바스타틴)의 복합제제인 ‘카듀엣’을 2006년 4월에 출시하고 특허출원한 바 있다. 그러나 ‘카듀엣’은 ‘특허등록 불가’ 판정을 받고 대법원까지 잇달았던 항소에 연거푸 패소했다.

노바티스와 화이자는 올해 ‘디오반’(성분명 발사르탄)과 ‘노바스크’(성분명 베실산 암로디핀)을 한 알에 넣은 복합치료제 ‘엑스포지’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처방빈도에 있어 세계 1위와 2위 고혈압약이 한 알 속에 들어가는 셈으로, 서로 상이한 회사끼리의 단일제제가 조합되는 예를 보여주고 있다. ‘엑스포지’는 올해 10월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유유산업이 ‘포사맥스’(성분명 알렌드로네이트)와 칼시트리올(비타민 D의 활성형)을 복합시킨 ‘맥스마빌’을 선보였다. ‘맥스마빌’은 기존 골다공증치료제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2001년 특허 등록되었으며 2004년에 시판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메피리드와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계 약물을 포함하는 새로운 복합제제를 선보여 2006년 특허를 획득했다. 이는 복합제제를 개량신약으로 개발시킨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특허청(청장 전상우) 자료에 의하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전문의약품 복합제제와 관련된 특허출원은 436건으로 매년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외국인 출원이 403건(92%)으로, 특허전반을 다국적 제약사에 의한 외국인 출원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출원의 경우 34건이 출원되어 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출원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이 전체출원 436건 중 167건으로 전체 출원건수 대비 38%를 차지하여 단연 선두에 있고, 그 다음이 독일(12%), 스위스(9%), 스웨덴(9%), 한국(8%), 영국(4%), 일본(4%)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대 출원인을 분석한 결과 골다공증 치료제 복합제제, 천식 치료제 복합제제, 고혈압 치료제 복합제제 등 다양한 약효군의 복합제제에 관한 특허출원을 한 노바티스가 선두에 있다. 그 뒤를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베링거 인겔하임, 파마시아, 워너-램버트, 와이어쓰, 스미스클라인비참 등이 잇고 있다. 예상대로 외국의 유명 다국적 제약사의 출원 비중이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중 아스트라제네카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인 ‘아나프록스’(성분명 나프록센)에 프로톤 펌프 저해제 계열 항궤양제인 ‘넥시움’(성분명 에소메프라졸)을 복합한 'PN300'의 임상 3상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성분명 로수바스타틴)는 애보트의 피브레이트 계열 신약 ‘ABT-335’와의 복합제제로 임상3상에 진입했다. 복합제제를 통해 향후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의 성장을 꾀하는 일면이라 하겠다.

GSK는 주로 당뇨병 복합제에 주력하고 있는데, 2004년에는 ‘아반디아’(성분명 로시글리타존)과 ‘글루코파지’(성분명 메트포르민)의 복합제제인 ‘아반다메트’를 출시했고 2007년에는 ‘아반디아’(성분명 로시글리타존)과 ‘아마릴’(성분명 글리메피리드)를 합친 ‘아반다릴’까지 출시했다.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 등의 이유로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알로 된 복합제형이 환자들의 복약순응도와 비용효율성을 개선시켜 준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재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의 복합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복합제제의 특허출원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의약품은 특성상 기술수명이 길고 시장에 판매되는 경우 그 안정성이 입증된 것이므로, 효과의 증진을 위해 복합제제로의 개발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인성 질환의 경우나 장기복용시 복합제제의 장점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복합제제가 전문의약품의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 시점에 있어 국내기업의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