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많이 겪는 폐경기증후군은 안명홍조와 발한 증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들 중 70.6%가 치료를 중단할 정도의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계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 헬스케어는 영동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팀에 의뢰, 지난 5월 한달간 폐경기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은 성인여성 2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8%가 얼굴이나 목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를, 59.6%가 이유없이 땀을 흘리는 발한 증상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이 폐경을 경험한 연령은 평균 48세였으며, 전체의 86.6%가 안면홍조 또는 발한 증상 외에도 가슴두근거림(심계항진, 50.1%), 근육통(49.2%) 등 신체이상 증상과 기억력 감퇴(53.4%), 불면증(51.1%), 우울증(46.6%) 등 정신적 고통을 1개 이상 복합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폐경기 증상 관리를 위해 ‘의사와 상담(43.9%)’을 가장 먼저 취했으나 정통 의학요법인 호르몬치료(16.2%)보다 노화에 의한 자연 현상으로 이해해 치료하지 않거나(18.2%), 운동이나 식이요법(11.6%), 건강식품(5.6%) 등을 더 먼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호르몬 요법을 회피하는 소극적인 폐경기 증상 치료 행태의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 치료에 따른 암 발생 우려 등의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번 조사결과 호르몬 치료를 받던 폐경 여성들이 체중이 늘거나 몸이 붓는 등 체형이 변하는 부작용(54.1%),유방통증(16.4%),위장장애(13.1%) 등의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또한 거의 대부분 유방암 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폐경기 증후군 치료에 사용되는 호르몬요법은 항간의 우려와 달리 유방암 발생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대장암 발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최근 세계 의학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