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가 9일 입법 예고한 전염병예방법 전부개정법률안과 관련, '의료관련감염증' 삭제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을 통해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관련감염증 관리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의료행위 자체를 통해 병원체에 감염됐음을 입증하는 방법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협은 의료관련감염증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의 테두리 안에 두게 된다면 그 관리비용을 감당해야 할 병원의 부담이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의협은 “병원감염 문제는 의료인, 환자 공히 감염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이뤄졌을 때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국가차원에서 의료기관과 국민을 대상으로 감염관리 기본교육을 충분히 시행한 후에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또 정부가 마련한 이 법안의 명칭 '감염성질환관리기본법'을 '감염병예방및감염병환자보호에관한법률'로 수정해 줄 것도 요청했다.
'감염성 질환'이라는 용어는 관리의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지 못함은 물론 최근 법규개정 방향이 관리(규제) 보다는 예방(완화)의 개념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지적하고, 지난 2월 8일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바 있는 '감염병예방및감염병환자보호에관한법률'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감염병이 대 유행할 경우 의료인단체의 의무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한 의협은 “국가가 재정적·정책적 지원에 대한 계획도 없이 민간단체에 단순히 의무만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표본감시기관 강제 지정제도에 대해서도 표본감시가 국가가 원하는 수준으로 효과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강제지정 보다는 각 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하고, 표본감시기관 신청을 위한 사항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