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익 전 회장의 사퇴로 치러지는 제35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가 진보개혁 세력 대 보수 안정 세력의 대결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회장으로 출마 하려는 자는 기탁금 1000만원을 공탁하고 선거권이 있는 회원 2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추천을 받는 과정도 필요하고 또 후보 등록이 이 달 28일까지 오후 4시까지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표명한 사람은 없는 실정이다.
그런 관계로 지금까지 김세곤, 주수호, 경만호, 박한성, 변영우, 하권익 등 의료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했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에 실질적으로 출마할 사람은 2명에서 3명으로 압축된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 34대 선거에서 많은 표 차이로 고배를 마신 사람들은 의료계에서 자신들이 차지하는 위치를 알기 때문에 섣불리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예상이 맞다면 이번 선거에는 34대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한 김세곤 전 의협 상근부회장과 3위를 기록한 주수호 원장 정도의 출마가 유력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면 경만호 현 서울시의사회장으로, 경만호 회장이 출마할 경우에는 회장 선거가 ‘Triple Threat’ 매치로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현 서울시의사회장 직을 사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권오주 의협선관위원장은 “원칙적으로는 회장직을 사퇴하고 출마하는 게 맞지만 전례가 될 수도 있고 이번 같은 독특한 사례에서는 아예 출마의 길을 막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 회의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만약 3명이 모두 출마한다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김세곤 전 상근부회장은 34대 선거에서 2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게다가 오랜기간 상근부회장직을 수행하는 등 회무 처리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의료계에서는 김세곤 전 부회장을 “보수적이지만 안정적으로 의협의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
최근 긴 머리를 짧게 자른 ‘댄디 중년’ 주수호 원장 역시 34대 선거에서 아쉽게 3위를 차지했던 이력이 있으며 신상진 회장 시절에는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회무 능력을 키웠다.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의협 개혁을 원하는 젊은 민초의들에게 어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만호 회장의 경우 만약 출마를 한다면 첫 출마이지만 역시 동대문구의사회장, 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회무 경험을 쌓은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예전 간선제 시절에는 서울시의사회장이 의사협회장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도 했을 만큼 서울시의사회장은 늘 의협선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곤 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의 향방은 회원들이 의협의 보수적인 안정을 원하느냐, 또는 진보적인 개혁을 원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한편 출마가 유려한 이 3명의 후보 이외에도 제4, 제5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