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성식의 굿모닝쇼’ 입니다.”
꼭 1개월 전, 새벽 6시 그가 다시 돌아왔다. 2000년 홀연히 방송계를 떠난 인기 영어강사이자 방송인 오성식.
그가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등학교 시설 열심히 방송을 들었던 기자와 주변 사람들의 그의 컴백에 적잖이 흥분했다. 그리고 따라오는 말 “왜 방송을 그만뒀던거야?”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여년간 새벽 6시마다 KBS라디오 '굿모닝 팝스' 진행했던 그가 방송을 떠난 것 자체가 이해가 어려웠던 것.
“1992년 건강검진을 받고 ‘C형 간염’에 걸린 것을 알았죠. 주로 수혈에 의한 감염이라는데 저의 경우 감염경로도 알 수 없었습니다.”
C형 간염은 1989년 처음 발견된 신종질병으로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지만, 당시 의사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휴식을 권했다.
“당시 제가 일년 365일 중 360일을 일할 정도로 일 재미에 푹빠져 있었습니다. 새벽까지 계속되는 일과 하루 두갑을 피우던 흡연습관까지… 저도 모르게 몸을 혹사하고 있었죠.”
그렇게 하루 하루가 지나자, 2000년께 정말 몸이 예전과 같이 않아 방송일을 쉴 수 밖에 없었다.
방송을 그만두고 그는 가족과 함께 2004년 4월 치료겸 공부를 위해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으로 떠나, 2년 동안 초빙연구원으로 강연도 하고 수업도 받으면서 2년 전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본격적인 치료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지난해부터 강남성모병원에서 윤승균 내과 교수를 찾아 새로운 치료법인 페가시스와 리바비린의 병용요법을 사용했다.
치료를 시작하자 먼저 그에게 다가온 것은 각종 부작용. “우울증, 불면증, 탈모 등이 나타나는데 저는 물론 가족들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치료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정된 기간의 절반인 6개월간 항암치료만큼 치열했던 치료과정을 거친 후 지난해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
“치료완료 후에도 정기적인 검사로 재발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아 다행입니다.”
쉬는 동안내내 방송계에서 계속 러브콜을 받아온 그는 당초 올 상반기까지는 방송 이외의 사업에만 전념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굿모닝팝스(Good Morning Pops)’ 시절 KBS라디오 CP였던 원음방송 이원규 총괄사장의 부탁으로 다시 방송에 돌아왔다.
주로 사용하는 이메일 아이디가 ‘kbsgmp’일 정도로 굿모닝팝스에 대한 애착이 강한 그이기에 이원규 사장의 부탁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원음방송(서울 FM 89.7㎒, 부산 104.9㎒, 전북 97.9㎒) 봄개편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매주 월~금요일 오전 6시부터 한시간 동안 ‘오성식의 굿모닝쇼’를,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오성식의 굿이브닝쇼’를 맡고 있다.
“예상보다 폭발적인 예전 굿모닝팝스 팬들의 관심과 격려, 또한 새로운 청취자들의 호응에 자꾸 방송에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다소 욕심을 부린 탓에 밤 11시 정도까지 일해야 하는 하루 하루가 벅찰 때도 있지만, 그를 기다린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는 오성식.
그는 돌아온 첫 방송 첫 곡으로 본인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당부를 했다. ‘Don’t Worry, Be Happy’.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