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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의료계 잇단 악재…“4월은 잔인한 달”

‘순천향병원 사태-병원 진료비 공개’ 등 터져

의료계가 잇단 악재로 인해 TS 앨리어트의 황무지라는 시처럼 잔인한 4월을 맞이하고 있다.
 
4월에 터진 악재 중 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은 바로 부천순천향대병원 사태다.
 
지난 주말 내내 부천순천향대병원은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이 일회성이 아님을 보여줬다.
 
부천순천향대병원 사태는 중학생인 임모양이 지난달 29일 병원에서 전신 마취를 한 뒤 골수이식을 통한 오른팔 골절 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사건을 말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명백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면서 언론사들의 관련 보도가 없는 것을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네티즌들의 힘에 의해 관련 소식이 하나 둘 속속 나오기 시작했고 병원측은 지난 5일 유족과 합의를 해 사건을 마무리 했다.
 
하지만 유족을 비롯, 많은 네티즌들은 “합의는 병원측 힘의 논리에 의한 것이며 결코 돈을 바라고 로비 농성을 한 것은 아니다”면서 “오는 14일 병원 규탄과 의료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서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여도 살인이라고 하진 않을텐데 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 의사들은 한 순간에 살인마가 되는 세상”이라고 개탄했다.
 
4월 들어 터진 두 번째 악재는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6년 전국 동네의원 진료비 분석결과’이다.
 
말 그대로 ‘뜬 금 없이’ 발표된 이번 자료에 따르면 연 평균 진료비는 3억289만원이며 40대 초반 개원의사의 평균 진료비는 3억4844만원으로 진료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돼 있다.
 
또 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5억1495만원으로 가장 많이 벌고 안과가 4억911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자료가 발표되자 각 일간지들은 ‘남자 의사가 여자 의사보다 돈 잘 번다’, ‘동네의원, 정형외과 수익 1위 5억1495만원’, ‘동네의원 연 수익 3억+α’ 등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뽑기 바빴다.
 
하지만 이 같은 자료에 대해 개원의들은 그야말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매출과 순수익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료를 냈을 뿐 아니라 각 일간지들도 그에 대한 구분 없이 기사를 써서 의사가 마치 떼돈이라도 버는 것처럼 묘사했다”고 분개했다.
 
아울러 “왜 이런 자료가 갑자기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의료법 개정에 힘을 싣기 위한 정부측의 포석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6일로 입법예고가 끝난 의료법 개정안을 5월 안으로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혀 또 한번 의료계를 분노케 했다.
 
정부측에 따르면 의료계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들였다고 했지만 정작 간호진단 등의 내용은 그대로 담겨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 진료비 지급이 지연돼 의료기관 경영난을 악화시키는 것도 4월에 찾아온 악재로 들 수 있다.
 
의협 자동차보험협의회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청구한 진료비가 지연 지급되는 등 악성 미불금 사례가 많다”며 체불진료비와 연체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최근 건설교통부에 요청한 바 있다.
 
현재 손보사는 ‘담당자가 바뀌었다’, ‘우편접수 기록이 없다’는 등의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면서 진료비 지급 규정을 왜곡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자보협의회는 “의료기관의 진료비 채권확보를 위해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직접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진료비 직접 청구권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같은 진료비의 미지급 및 지연 지급은 저수가 등으로 어려운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월의 의료계는 말 그대로 잔인한 한 달이 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